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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de의 일상, 대중문화, 그리고 보드게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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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결혼한 초식남인가? 초식남 테스트 해보니...
    AROUND ME/My Thoughts 2009. 7. 12. 00:17
    지금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나오는 초식남 특집.

    울 아내가 보더니 나보고 초식남 스타일 이라고 한다. 굳이 그것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프로그램에서도 초식남 자체를 현상으로 보고 있지 부정적으로 보진 않으니까.

    사실 초식남이 신인류처럼 하늘에서 떨어진 이들이라는 생각하지 않는다. 경쟁사회에서 제로섬 게임같은 상황, 그리고 내외적인 스트레스가 몰아치는 때에 자기 관리, 혹은 자기 취향에 더 무게가 실리는건 어찌보면 물흐르듯이 자연스런 현상 아닌가.

    물론 티비에 나오는 사례처럼 내가 자기 '관리'(피부관리, 패션관리)에 치중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적어도 연애보다는 내가 즐기고픈 라이프 스타일을 더 추구했으니까. 게다가 직업은 작가. 작가실에 가면 완전히 청일점이 되어서 '오빠'가 아닌 맏언니 역할을 해오지 않았는가.

    오죽하면 군대에서 가깝게 지냈던 군종 목사가 '넌 이제 너를 버리고 적당한 자매를 더 사랑할 수 있어야 된다'며 주제넘는 참견까지 해댔고 말이다.

    인터넷에서 초식남 테스트를 찾아보니 이런게 나온다.

    (초식남 테스트)

    1.격투기가 왜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2.회식에서 건배할 때 음료수도 OK
    3.고백을 받으면, 일단 누군가에게 상담한다.
    4.소녀 취향의 만화가 싫지는 않다
    5.여자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만, 연애로 발전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6.편의점 신제품에 항상 관심을 가진다.
    7.일할 때, 간식(특히 과자)을 옆에 둔다.
    8.외출보다 집에 있는 것을 더 좋아한다.
    9.이성을 위해 돈을 쓰는 것보다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는 인생을 산다.

    - 6개이상 : 당신은 초식도90%
    - 3개~5개 : 당신은 초식도60%
    - 2개이하 : 당신은 초식도20%

    결과. 1, 2, 3, 5, 9 - 다섯개로 초식도 60%다.

    사회현상으로 등장한 이런 라이프 스타일이 꼭 나쁘지는 않겠지. 진행자 말처럼 개인적인 성향이라기 보다는 말그대로 사회의 한 모습일 것이고, 이런 이들의 개성적인 부분이 창의적인 면모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일면을 담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런 이들이 자신만의 무엇인가를 통해서 기회를 얻는다면-전형적인 남자의 삶이 추구하는-금전적인 큰 혜택을 얻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티비 프로그램에서 초식남을 '모험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천만에, 내가 보기에는 오히려 그들이야 말로 필부의 삶이 도전하지 못하는 큰 모험을 하는 이들이라 생각한다.

    어쨌든 어설픈 초식남이었던 나는 적어도 초식남들의 난제 중 하나인 결혼을, 다행히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달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울 와이프도 나를 일컫어 아직 '초식남'이라고 한다. 그리고 뭐.. 나도 썩 기분 나쁘진 않다. 그저 열심히 분투해서 정말로 획을 긋는 큰 일을 하고 싶다는 작은 야망하나는 늘 가슴에 품고 사는 그런 '초식유부남'으로 살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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