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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층 어떤 꼬마 여자 아이
    AROUND ME/People 2007. 5. 17. 18:50

    어머니 입원때문에 간병+가정주부 모드로 5일.
    (어머니 수술은 엄청 잘 끝났어요. 무서우리만치 빨리 쾌유중이심.)

    어제 있던 일. 어머니 보러 병원 갔다와서 아버지 모시고 아파트로 올라가고 있었다.

    집에 들어갈때 고비가 1층 복도에서 엘리베이터까지 이르는 곳. 거리도 길고 복도도 어둡고.

    자동문 열린 다음에 아버지 특유의 느릿느릿 걸음으로 들어가고 계신데...
    뒤에 한 귀여운 여자아이가 (대략 5살, 6살?) 가방을 매고 아버지 뒤에 가만히 서있는 것.
    살짝 몸을 돌려 들어갈 수 도 있겠지만, 몸 불편한 할아버지한테 방해 될까봐였다. 세상에....

    자동문 지나간 뒤에도 엘리베이터까지 다다르는 복도에 아버지 옆으로 충분히 지나갈 틈이 있는데도
    여자아이는 조곤조곤한 발걸음으로 따라오고 있었다.


    "괜찮아. 할아버지 원래 천천히 걸으시니까 꼬마 아가씨는 먼저 걸어가~"


    이렇게 얘기해 주니까 그제서야 배시시 웃더니 살짝 비켜 지나가서 엘리베이터로 간다.

    그런데.... 1층으로 온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니까 그 안에서 '열림' 버튼을 누르고 우리를 기다리는게 아닌가.
    가뜩이나 복도가 긴 우리 아파트. 아버지 발걸음으로 엘리베이터까지 당도하려면 1분은 족히 걸릴텐데...


    "먼저 올라가. 할아버지 걸음 늦어."

    "괜찮아요. 우리집 높은 층인데.."


    높은층인데? 아하. 높은 층이라서 올라갔다 내려올때 오래 걸린다는 뜻이구나.


    "아니야. 할아버지 서계시면 운동도 되니까 먼저 올라가."

    "네. 죄송합니다"


    이러더니. 결국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요즘에도 이렇게 애를 키우는 부모가 있구나.
    내린 층을 보니 18층. 아빠 엄마가 어떤 분이신지 나중에 눈여겨 봐야지.


    땅콩만한 꼬마 덕분에 피곤했던 하루가 다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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