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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심형래 감독을 싫어하는 이유AROUND ME/My Thoughts 2007. 6. 7. 04:53리플 다시는 분들 '보고 말해라' 라고 하시는 데 저는 시사회로 관람 했습니다. 리플 다시는건 자유이지만 똑같은 이야기만 늘어놓는거 좀 자제해 주세요. 응대하기 지칩니다.
1999년. 진정한 괴수영화 키드였던 심형래가 감독을 맡고 호언장담한 대작 [용가리]가 개봉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영화라고는 하지만, 기술적인 완성도가 어땠는지 궁금했던 나는 세종문화회관으로 가서 관람을 했다. 어린이때 이후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영화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용가리 개봉전 심형래 감독의 인터뷰를 보면 그 자신만만함이 보통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심형래와 <용가리>영구아트무비는 꾸준히 계속되어 왔다. 국내에서는 무시되었지만 오히려 해외에서 'Zero Nine'이라는 이름의 한국 영화제작사로 더 잘 알려져왔다. 이건 아주 슬픈 현실이다. 우리는 <용가리>를 한국이 아닌 유럽과 미국으로부터 먼저 접하게 되었으며, 그것이 국내에 역수입될 때에는 경제적인 수치와 해외에서의 인지도 등으로만 평가되었다. 아무도 <용가리>와 영화인 심형래에 대해서는 관심 가지지 않았고, 그들이 솔깃해한 것은 달러벌이로써의 영구아트무비의 상업적 가치였다.
며칠 전 CNN은 '남한의 <용가리>'를 뉴스화해 보도했다. 심형래 감독의 저돌적인 홍보로 몬스터 무비 시장에서 '용가리'라는 오래된 캐릭터가 되살아났고 세계가 그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 보도의 요지였다. 그런가 하면 NHK는 미래를 열어갈 아시아의 인물로 심형래를 선정했고, 국내 모 영화동호회에서도 21세기 한국의 유망감독으로 심형래 감독을 꼽았다.
하지만, 정작 심형래의 영화를 접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기껏해야 아이들과 손잡고 어린이회관 같은 곳에서 본 것이 전부인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것도 한국에서 만화영화가 흥행하던 <우뢰매> 시절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심형래는 영화에 '투자'해 왔다. 그 투자는 물론 그가 이미 TV 코미디언으로써 쌓아올린 캐릭터 덕분에 어느 정도의 안정감을 바탕으로 한 투자이다. 그가 만든 영화들 속에는 그의 친구들이 심심치 않게 우정출연하는 모습을 곧잘 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와 영화의 싸움은 그의 영화가 흥행에서 실패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각종 '영구' 시리즈는 작은 제작비로도 비디오판권료와 극장통계에 잡히지 않는 상영관에서의 흥행으로 어느 정도의 수입을 올렸지만, 50억을 들여 제작한 <티라노의 발톱>과 <파워 킹> 등은 아류작이라는 혹평 속에서 그다지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것이다. 미국의 어느 마이너 잡지는 <티라노의 발톱>에 대한 건조한 비평의 마지막 줄에 "그러나 사람이 가면을 쓰고 연기한 박치기 공룡의 등장은 흥미로웠고, 공룡의 꼬리가 정교하게 만들어진 것 정도는 인정한다."라고 쓰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났다. 영구아트무비는 1968년 김기덕 감독의 괴수영화 <대괴수 용가리>의 캐릭터를 들여와 독자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용가리 1998>을 만든다는 제작계획을 발표하였다. 많은 사람들은 비웃었고, 단지 몇몇 소수만이 글세 하고 망설였을 뿐이다. 일본의 영향을 받은 '용가리'라는 캐릭터가 한국적인 것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이것은 그동안 캐릭터 시장에서의 백전백패의 열세를 어느 정도는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용가리>는 한국 최초의 공개제작방식으로 제작이 진행되었다. 아니, 진행되고 있다. 심형래 감독은 용가리의 완성을 1999년 2월로 잡고 있다. 제작기간이 다소 늘어남에 따라 <용가리 1999>로 제목을 바꿔야 할 지도 모르지만, 그는 영화에 대해서 만큼은 자신만만하다. 방송에 몸담았던 만큼 어느 정도 언론플레이에도 능한 그는 이미 전세계를 상대로 마켓에서의 홍보에 열중한 결과 많은 국가들에서 바이어를 끌어모으기도 했다.
<용가리>의 예고편은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나, 컴퓨터그래픽으로 처리된 화면과 드라마화된 화면의 조화가 아직은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세련미가 있다. <고지라>의 아류작이라는 세간의 비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만의 영화세계를 창출해가는 고집스런 '영화인' 심형래를 만나보았다. 너스레를 떨며 대화를 주도해가는 그와의 1문 1답을 여기에 싣는다. (대화는 경어를 사용하지 않으며, 가급적 이루어진 그대로 게재한다)
심형래씨 인터뷰하러 왔습니다.
어서 들어와."영구아트무비의 현황"
며칠 전 제작발표회를 하셨는데...그때 사람 많이 왔지. 내 영화는 외국에서부터 먼저 알아줬어. 외국에서 <파워 킹>, <드래곤 투카> 같은 거 할 때 도대체 이 회사가 어떤 회사냐 하면서 관심 가졌어. 미국 같은 경우 CNN에서 미국 영화 자체도 잘 다루지 않거든, 그런데 <용가리>는 달라. 자기네들이 먼저 많이 알고 있더라고. 미국 SF 잡지에도 우리 영화 특집으로 막 나오고 있어. 이번 영화는 <영구와 땡칠이> 수준이 아니고 정말 <아마게돈>, <타이타닉>, <고질라> 같은 영화들하고 같이 붙는거야. 미국 박스오피스까지 올리려고 해. 우리나라 영화로서는 최초라구. 근데 사람들이 몰라. 심형래 영화가 어떻게 박스오피스까지 올라가냐고 믿지를 않아. 그게 참 문제야. 답답하지. 우리나라 애들은 매니아 기질이 너무 강해. 전부 자기가 매니아인 줄 알아. 그러면서도 제대로 상품화할 줄은 모르지. 영구아트무비는 안그래. 묵묵히 일만 하는 스타일의 매니아들이 영화를 만들고 있어. 난 우리나라 영화를 보면서 한심한게, 영화라는 장르는 TV하고 달라야 하거든, TV하고 영화가 같으면 누가 돈내고 영화보러 가겠니, 그런데 보면 <투 캅스 3> 같은 경우 이건 뭐 애들 장난도 아니고... <강원도의 힘>? 어휴.
하지만 그런 영화는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는 거죠...물론 그렇지. 근데 내 말은 정말 만들려면 좀더 세밀하게 기획적으로 만들라 이거지. 너무 흉내에 그치니까. 영화란 장르는 상상력을 나름대로 펴야되잖아. 나는 그런 영화가 없으라는 게 아니고, 정말 하려면 기술을 창조하라는 거지. 액션영화하면 떠오르는게 홍콩영화야, 애니메이션은 일본, 스펙터클은 미국. 회사들이 자기네 주력상품을 키워야 돼. 월트디즈니는 애니메이션만 하고 일본의 도에이는 울트라맨, 파워레인저, 고지라 이런 것을 제작하면서 전세계 시장을 다 잡잖아. 이렇게 주력적인 기업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그런게 없어. 앞으로는 스크린쿼터제도 없어져. 언제까지 이렇게 보호만 할거야. 언젠가는 개방이 되야 하는거고, 일본영화도 들어올거고, 우리도 수출을 하려면 거래를 해야하니까.
그렇다면 영구아트무비는 어떤 식으로 하고 있죠?우리 애들은 다른 직원들하고 달라. 사원은 실력 아무리 좋아도 안돼. 마인드가 돼야 돼. 하다못해 컵을 만들어도 그 컵에 목숨을 걸어야 돼. 그 분야에서는 1인자가 되도록 스스로 노력을 해야지. 나 나이트클럽도 운영해봤고 관철동에 '보니 & 클라이드'라는 까페도 가지고 있는데 그런 거 하면서 이쪽저쪽 기웃거리면 어느 하나라도 잘 되겠니? 안될거라구. 용가리는 우리거야. 그런데 그거 일본 애들이 다 만들었더라구. 그거 얼마전에 알고 나 존심 상해서 완전히 다 만들어 버린거야. 이번에 <용가리> 사려고 일본에서도 15개 회사가 경합이 붙었어. 이렇게 되는 거라구. 미국이나 일본에는 그네들 나름대로 킹콩이나 파워레인저 같은 캐릭터가 있어. 그래서 애들이 그런거 보면서 자라서 스필버그 되고 빌 게이츠 되는거야.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그게 없어. 기껏해야 <투 캅스>에서 당구장 나오고 나이트클럽에서 깨부수는 게 전부야. 물론 그런 영화들이 없으라는 건 아니지만 그런 장르만 있어서는 안된다 이거지. SF 같은 영화들도 만들어줘야 되는데 그런 인프라가 전혀 없었어. 그래서 난 혼자 싸웠다고. 정말 혼자 외롭게 이쪽만 고집하면서 싸운거지.
기술적인 면에서는 어느 정도의 자립을 이루셨나요?지금 기술적으로는 거의 헐리우드 메이저와 똑같지 뭐. 일본 기자가 우리 예고편 보더니 정말 일본 기술보다 낫다고 했어. 용가리 피부 같은 것도 독자적으로 만든거야. 찍으면서 나만의 노하우를 축적한거지. 이건 미국의 스타일하고 또 틀려. 스필버그는 스필버그 만의 노하우고, 팀 버튼은 팀 버튼 만의 노하우가 있고, 심형래는 또 심형래 만의 노하우라고. 이건 정말 실제로 찍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어. 전혀 공개를 안하니까.
영구아트무비의 기존 영화들 <티라노의 발톱>, <파워킹>, <드래곤 투카> 같은 영화들과 비교해 볼 때 <용가리>는 어떤 수준인가요?음, 그런 영화들은 제작비 문제가 있었지. 그땐 별로 제작비가 없었으니까. 그런 기술을 쌓아가면서 지금의 <용가리>를 만들 수가 있는거지. 옛날에는 실패를 굉장히 많이 봤다고.
컴퓨터그래픽을 사용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외국에서 기술을 들여와야 할텐데요.그런데 컴퓨터그래픽을 들여올 수가 없어. 어디 들여올 데가 있어야지, 그렇다고 외국사람 데려다 쓸 수도 없고. 우리가 자체개발 해야돼. 또 컴퓨터그래픽은 한계가 있어. 이번에도 <용가리>에서 F16 전투기가 날아갈 때 그거 전부 실제로 촬영했어. 특수부대가 나와서 전멸하는데 우린 미니어춰 촬영이나 실사촬영으로 타이밍 맞추는 방식으로 찍었다고.
엄청난 해외판매가 있는 걸로 보도되고 있습니다.지금 독일, 폴랜드, 인도, 터키 같은 나라들에서 런닝로열티 포함해서 계약을 맺고 있어. 앞으로도 <콘돌>, <뉴 파워킹>, <용가리> 시리즈 같은 영화들이 준비되고 있어. 그게 계속 팔려나갈거야. 몇몇 나라의 계약서는 우리나라에서 내가 처음 가져왔지. 정말 문제 많은 나라 아니냐. 사실 대기업 영상사업단 같은 데 이건 영상사업단이 아니라 미국의 대리점이지 뭐. 영화 수입해다가 풀고 돈 걷어서 그대로 송금하고... 이런 개념으로 가니까 우리가 IMF 맞는거야. 우리가 한 편이라도 만들어서 팔 생각은 안하니 원. 나도 사오면 편해. 그런데 언제까지 그럴거냐 이거지. 누가 한 사람은 길을 터줘야 되잖아. 그런 나를 충무로에서는 왜 씹냐. 그래, 날 씹어도 좋고 다 좋아 난 내 갈 길을 가는 거니까. 그런데 진짜 <용가리> 같은 경우는 우리가 범국민적으로 뭔가 보여줘야돼. 자기 기술만 보유하고 있으면 뭔가 해보자 이거지, 정부에서 못하는 일을 우리끼리 할 수 있잖아. 그러려면 우선 단합이 잘 돼야지.
한국 개봉은 하나요?전세계 다하고 맨 마지막에, 그러니까 내년 7월에 하지. 난 처음에 한국시장은 넣지도 않았어. 한국에서 개봉하기 너무 안좋아. 내 영화는 그동안 영화로 인정을 못받아서 극장도 못잡았어. 그러는 동안에 난 전세계 나가서 영화를 팔기 시작했다구.
영화 완성은 언젠데요?
98년 12월에 전세계 마켓에 팔고, 완성은 내년 2월이야. 지금 80% 정도 제작했지.
배우는 외국배우를 쓰신다던데...왜 외국배우를 쓰냐면 영화 바이어들이 먼저 물어보는 게 그거야. 주연배우가 누구냐고. 거기다 대고 주연배우가 박중훈인데요, 그러면 아무도 안사.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외국배우 쓰는거야. 하지만 2편 때는 심형래라는 이름만 가지고 어떠한 배우도 다 소화할 수 있지. 이제 크레딧이 쌓일테니까. 그래서 2편 때는 영어 잘하는 한국배우도 쓸 수 있겠지.
하지만 <드래곤 투카>에는 한국적인 캐릭터가 나옵니다
미국에 가보니까 일본의 사무라이, 닌자, 몽고의 라마까지도 전세계적인 캐릭터야. 그런데 우리나라는 없어. 사또라든가, 장군이라든가 포졸같은 거 좋은 캐릭터가 될 수 있거든. 그래서 내가 한 번 시도해본거야. 거기에 내가 조선시대 배경으로 우주괴물하고 해서 그런 캐릭터 알리고 싶었는데, 결국 망했지. 다른 건 좋은데 음향 때문에 퇴짜맞았어. 또 네임밸류도 없었고. 아직 시기상조임을 깨달은 거지.
음, 심형래씨의 이전 영화들에 대해서 이런 비판이 있었어요, 가령 <티라노의 발톱>이나 그 이전 영화 같은 경우 해외에 나가서 파실 때, 국내에서는 저거 저러다가 제대로 팔지도 못하고 못만든 영화로 국제적 망신만 당하는거 아니냐구요. 그때는 기분이 어떠셨나요?원시인 영화를 만든다는 발상은 공룡을 어떻게 움직이고 작동하는 지에 대한 방법도 제대로 모르는 나라에서 왜 그런 게 전혀 없냐는 오기에서 나온거야. 그렇게 비판하는 애들은 그런 영화 한 번 못만들어보고 비판하는거지. 충무로에서 단순히 유명한 배우 써다가 만드는 거, 그건 영화가 아니지. 그건 영화가 아니야. 지구에 없는 장면을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해야하고, 얼마나 많은 인원을 투자해야하는데. 우린 디노사우르, 티라노 같은 거 만들려고 엄청난 투자를 했어. 그런데 우리 기술력이 너무 떨어졌지. 장비도 제대로 없고, 컴퓨터도 없고, 너무 없는거야. 음향 같은 거도 너무 없고. 그런 데서 우리가 영화를 만드니까. 일반 영화는 되겠지. 그런데 없는 거 만드려는데 얼마나 힘들었겠니. 난 내가 번 돈으로 전부 영화 만드는데 투자했지 다른 데 쓰지는 않았다고. 정말 모든 걸 여기 투자한거야.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어. 차차 쌓아가는 거지. 그리고 난 내 영화에 절대 우리나라 영화라는 걸 티내지 않아. 사람들이 이게 한국영화라는 걸 몰라. 그게 일종의 상술이기도 하지. 만약 한국의 이순신 장군 같은 이야기를 만든다고 치자. 사람들이 그걸 알 리가 없지, 더구나 한국에서는 영웅이지만 일본만 가도 그 반대라고. 너같은 경우 저 과테말라 장군 얘기 한 시간 반씩 앉아서 보겠니? 관심도 없지. 이순신 장군을 팔려면 거북선에 날개 달고 엔진 달고, 이순신 장군 복장이 변신하게 만들고, 스마트하게 만들고 날아다니면서 왜군들 쳐부수고... 그렇게 신화화해야해. <뮬란> 같은 경우도 그렇지. 설마 걔가 정말 그랬겠어? 그런데 디즈니는 그걸 만들어주잖아. 이게 정말 영화고, 복받은 장르거든. 그런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비판 먼저 한다고. 이런 것들이 계기가 되서 지금의 <용가리>가 될 수 있는 건데 말야. 내가 어느 정도 답답하냐면, 깐느영화제 마켓에서 우리가 엘리베이터 마케팅을 했지. 엘리베이터 벽에 전부 <용가리> 포스터를 붙여놓은거야.
포스터 붙이는 데도 자리세가 있나요?
그럼, 한 개 만불씩. 그거만해도 5천만불 들었어. 10일간 홍보. <용가리> 엘리베이터 홍보가 영화제에서도 화제가 좀 됐다고. 그런데 우리 직원이 탄 엘리베이터에 어떤 한국 사람이 탔어. 그 사람 타자마자 하는 말이, '이런다고 팔리냐' 오히려 격려는 못해줄 망정. 자기네들은 겨우 외국영화 사러 왔으면서 그럴 수가 있나. 참나. 일본영화 개방한다니까 난 우리 <용가리> 팔려하고 있는데 이건 뭐 여기저기서 일본영화 판권 사려고 난리야. 그러니 이게 무슨 게임이 되겠어. 난 누가 뭐래도 누가 뭐라고 씨부렁거리던 말던, 지금까지 문화부에서 지원 한 푼 없었어. 영구아트무비는 냉정하게 판단해서 갈거라고.
테마공원 조성 계획은...디즈니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 일본의 도에이 스튜디오 같은 거, 심지어 이란에도 그런 거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저 사들이려고만 하지. 독자적으로 만들 생각은 안하고.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일본에 그대로 옮겨지는데 그 비용이 2조엔이야.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디를 가도 똑같애. 대전 엑스포가 문닫은 이유가 소프트웨어가 없어서잖아. 우리도 우리만의 캐릭터를 가지고 테마파크를 만들 수 있다고. 전에 내가 말했잖아. 미국의 스타워즈가 있으면 난 파워킹이 있고, 주라기공원 대신 티라노 발톱이 있고, 킹콩 대신 용가리가 있어. 우리 독자적인 캐릭터로 로열티 안들이고 만들 수 있다 이거지. 심형래 테마파크 같은 거 만들 수 있는 거잖아.
테마파크를 만들려면 그게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 다른 멀티미디어 체계와 연관해야 하잖아요, 방송, 음악, 컴퓨터 등등...그렇지. 그게 내가 지금 양평동에 하고 있는거야. 우리도 하면 된다는 걸 내가 한 번 보여줄게. 정말 세계영화계에 영화 팔려고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나 혼자 남았을 때도 있었어. 회사가 가장 힘들 때 어떤 젊은 놈이 아르바이트생이랑 뭉쳐서 스트라이크 일으킬 때도 있었어. 그때는 정말 너무 힘들었지.
그게 언제쯤이었죠?
<파워킹> 끝나고 <드래곤 투카> 들어갈 때. 파워킹 완성하고 미국으로 보내야 되거든. 그런데 1주일 남겨놓고 못만들겠다 이거야. 회사의 약점을 잡아서 전체 스트라이크를 일으키네. 얘네는 의식같은 게 없는거야. 사실 난 영화 안해도 먹고사는데 별 지장 없거든. 나 정도 커리어면 방송에서 충분히 편안하게 살 수 있어. 그런데 나 혼자 먹고사는 거보다... 정말로 존심 상하지 않니? 미국 애들이 치고 들어올 때, 사실 걔네들 아무것도 아니잖아. UIP, 컬럼비아 같은 거 아무것도 아니지. 왜 애들이 그렇게 의식이 없는지 모르겠어. 왕가위 온다고 왜 그네들 티셔츠 입고 설치고 다니는지. 정말 난 열불이 난다.
우리나라 평론가 중에 유지나라고 있지? 난 그여자 또라이라고 보는데, 무슨 외국영화는 입에 게거품을 물면서 평을 해. <워터 월드> 그 재미도 없는 걸 갖고 이 영화는 환경이 어떻다느니 보고나면 뭐가 느껴진다느니... 참나. 내가 생방송 할 때 그랬지. 뭐 이런 여자가 다있냐, 이런 여자 때문에 한국영화 안된다. 그래서 결국 PD 경고먹었지. 근데 그런 여자 밑에서 애들이 뭘 배우겠어. 프랑스나 영국 갔다와야 돼? 난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고 봐. 니네들 만드는 거 나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해나가야지. 이탈리아에 갔더니 TV에서 50년대 미국영화를 하는데 너무도 재미없는 영화만 틀어주는거야. 그래서 내가 물어봤더니 재미없는 영화만 고르는 담당자가 있다고 그러더라. 프랑스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자기네 영화 보호하려고 그러잖아. 마인드가 있으니 그게 되는거지. 우리도 힘을 모아줘야 우리가 커져서 나가는 거 아냐. 너무 외세에만 주눅들어 살았어. 난 유럽 같은 데 가서 당당해.
국내에 비슷한 생각을 가진 단체가 있다면 연합할 수도 있을텐데요.그런 게 없어. 아직까지는.
<용가리>가 성공하면 생기지 않을까요?
<용가리>는 반드시 성공시켜야지. 조짐이 되게 좋아. 전 세계적으로 <용가리>는 굉장히 좋아. 역대 한국영화 중 가장 많은 인원과 재원이 투입된 SF 영화라고.
이제 출연은 안하시나요?난 이제 주연 안해. <용가리>는 감독만 해. 사실 내가 연기하면 재밌어서 했던거지. 주인공을 나만큼 할 놈이 없었어. 스케줄 맞추기도 힘들고. 출연료 줄 돈이나 스케줄 맞춰줄 시간 있으면 차라리 내가 주연하겠다 이거지. 우리 중에 그래도 먹히는 놈은 나밖에 없었으니까. 그래서 했던 거야.
"영구아트무비의 <용가리>"
<용가리> 배우들은 어디서 구하셨어요?
헐리우드에서. 4명 정도 거기서 구했고.. 근데, <용가리>는 그렇게 사람이 중요하지 않아. 용가리가 주인공이니까. 사람은 단지 연결만시켜주는 역할이야.
영어판과 한글판 두가지로 만든다고 하셨죠?
아니. 하나로만 만들려고 해. 생각해보니까 두가지를 만들 필요가 없을 거 같애. 그냥 영어판 하나로만 만들려고.
그러면 국내 개봉시 자막이 깔리나요?
더빙. 음.. 아니면 그냥 자막도 괜찮겠다.
미국 내 극장체인은 길드가 탄탄하다고 들었는데 미국배급은 어떤 식으로 하나요?음, 이번에 메이저 회사하고 계약하지. 폭스, UIP 담당자가 직접 왔어. 그쪽에서 세일하고 못파는 나라는 직배하고. 전세계 한나라도 안빠지고 <용가리> 개봉해.
홍보도 그쪽에서 해주겠네요.
그럼, 그렇게 해서 이익배분하면 되니까.
삼성연관설은 뭐죠?
처음에는 삼성하고 하려고 했었지, 그런데 그쪽하고는 마인드가 안맞어. 미국하고 똑같은 조건이면 했겠지. 근데 한국이라고 왜 거저먹으려고 하는지 모르겠어.
영구아트무비 해오시면서 스탭들 교체도 잦았나요?
아니. 스탭들은 그대로 가고 있어. 메카 쪽만 엄청나게 보강을 했지. <용가리>는 기획부터 사운드, 컴퓨터그래픽, 디자인까지 전부 우리가 한거야.
앞으로 대형 스튜디오가 되면 다른 감독들 영입해서 영화 만드실 생각도 있겠죠?
그렇지. 그렇게 우리가 감독들도 키워야지. 그런데 감독협회 가입하고 이런거 필요없어. 감이 있는 애들만 뽑으려고 해. 연영과 나온 애들 필요 없어. 일단 미술을 알아야돼. 그림을 알아야 영화를 찍을 수 있지.
영구아트무비가 처음 생긴 건 언제죠?93년 3월.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 계획은 어떤 영화에서 특수효과 부분이 있을 때 그걸 우리가 대행해서 만들어주는 회사로 발전하는거야. 가령 기차폭발씬 같은 것을 대신 정교하게 만들어주는거지.
미국의 I.L.M 같은 방식인가요?
일종의 그런 거지. 한국 영화 발전을 위해 그런 거 해주려고 해. 우리는 한 장면이라도 굉장히 정교하게 만들어. 장면을 위한 영화를 만드는거지. 우리는 시도 자체에 중점을 둔다.
<티라노의 발톱>의 공룡은 직접 만드셨나요?
처음에는 공룡 꼬리를 사서 하려고 했어. 그런데 그렇게 하려다보니까 꼬리를 사게 되면 나머지 부분도 다 사야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또 왜 우리는 이런거 못만드나 하는 오기도 생기고. 그래서 직접 만들자 해서 만들었어. 기계로 움직이는 건 2마리고 나머지는 사람이 안에 들어가서 연기한거야. <티라노의 발톱>은 못만든 영화지. 그때만해도 기술적인 노하우가 없으니까.
그 이후 영화들은 어땠습니까?
<용가리>는 엄청나게 공을 들인 영화고, 그 이전까지 영화는 사실 <용가리>에 비하면 장난이야. <파워킹>하고 <드래곤 투카>, <아미크론>이 있는데, 몇몇은 해외에서 수입을 건졌어. <아미크론>은 인도네시아에서 B자로도 출시됐다. 이 영화 미국판 같은 경우 드라마 부분을 재촬영했어. 미국배우하고 미국감독이 찍었지.
<용가리>를 시리즈로 기획하고 계시다구요?응. <용가리>는 시리즈로 만들지. 007 시리즈처럼 길게 나갈거야. 또 후속타도 계속 나와. <콘돌>, <섀도우 워리어>, <뉴 파워킹> 같은 것들. <콘돌>은 용가리 같은 종류야. <섀도우 워리어>는 액션영환데 완전 SF영화고. <스폰> 같은거지. <뉴 파워 킹>은 <파워 레인저>를 깰 영화.
<우뢰매>도 계속 나온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우뢰매 포에버>랄까요?
(웃음) 아냐. 별걸 다 알고 있네.
스튜디오는 어디에 있죠?양평동에 있어. 3천평 규모의 스튜디오.
SEGA에서 게임을 담당한다고 들었습니다
나도 국내업체 주고 싶었는데 찾아봐도 없더라구. 그래도 그네들이 우리걸로 게임하자고 하는데... 대단한 거 아니냐?
"<용가리 1998>의 비밀"
영화를 보다보면 호러영화에 대한 취향이 드러납니다
음, 나 호러영화 좋아해. <오멘> 같은 거. 그런 분위기가 느껴지는 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야 영화가 잘 팔리기 때문이야. 귀신이나 시체가 살아나는 효과를 넣는 것도 그런 이유고.
<용가리>는 어떤 내용이죠?공룡이 멸망하고 인간이 지배하는 사회가 지나고 이제 용가리가 지배하는 사회가 된다. 그런데 그것 자체가 외계인의 프로그램이었다는 게 밝혀지고...
외계인의 음모라는 건 하고 닮았는데요?웃기지 말라고 해. 난 그거 보지도 않았어. 아무튼 <용가리>는 기존의 색감을 교체하고, 축적된 노하우를 십분 발휘한 경우야. 난 직접적인 표현을 지향해. <용가리>는 2400커트, 러닝타임 105분 정도고, 80% 제작 진행중이야. 차 100대가 부서지고 불도저 70여대 파괴되고... 엄청나지. 도심 같은 경우는 테헤란로에서 찍어서 일부러 광고 지우고 미국 분위기 나게 바꿨어. 흥행이 되야 하니까. 어떻게 보면 약은건데 그래도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이 영화 성공과 함께 어느 정도 입지를 굳히고 나면 한국적인 것들 차차 반영해 갈 계획이죠?
그렇지, 그렇지.
<용가리>에는 어떤 괴물들이 나옵니까?일단 180미터짜리 용가리가 있지. 얘는 휘발유를 먹고 살아. 고지라랑 다르지. 피부느낌 같은 데 꽤나 신경을 써서 정교하게 보일거야. 예고편에 나온 건 우리 기술의 10%도 발휘못한 거라고. 그거 3일 만에 날림으로 만든거니까. 그리고 이건 공개할 수 없는데 380미터짜리 싸이커라는 공룡이 등장한다. 우리의 히든카드지. (웃음) 싸이커 무지하게 속도 빠르다. 그게 아니라도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스피디하게 전개돼. 기대하라구.
그의 포부앞에서는 그래도 명망있던 국내 흥행작도,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도 다 별거였다. 평론가 여자는 또라였고... 모두다 자기 기준으로는 한참 모자란 것들이었던 셈이다. 그런 그가 만든 영화가 '용가리'였다. 세계를 뒤집을 영화...
결과는? 최악이었다.
우선 어설픈 연출력이라던지 말도 안되는 스토리는 차치했다. 어린이들 영화란게 뭐... 그리고 SF 영화가 스토리가 아무리 잘 나와봤자 기본적인 한계가 있지 않겠는가. 그게 단점이라곤 생각지 않았다.
하지만 심형래 감독이 호언장담한 CG는 아무리봐도 어이가 없는 수준이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제작비라고는 하지만 도대체 그 제작비를 어디다 안배한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괴수들의 전투씬은 어두워서 보이지가 않는 지경이었고 배경 건물들은 미니어쳐와 CG가 너무나 뚜렷이 구분되었다. 나름대로 저예산 괴수물이었다면 이해라도 했겠지만, 심형래 감독은 이미 [용가리]가 특수 효과면에서 한국 SF의 획을 긋는 작품이 될 것이라 장담해왔었다.
극장에서 보던 아이들에게는 괜찮았을까?
외국배우들을 기용한 탓에 대사는 자막으로 전달되었고 미취학 아동 전후한 관객들을 끌어당길만한 흡인력은 더더욱 사라졌다. 그냥 여느 극장에서 느끼는 징징거리는 소란스러움이 아니라, 말그대로 유치원 바닥같은 풍경이 연출되었다. 반도 지나지 않아서 엉덩이가 들썩거렸지만, 말그대로 창작자에 대한 예의로 참았다.
몇달 뒤 난 군대에 갔다. 군대에 있는 동안 심형래 감독이 [D-War]라는 차기작을 발표할 것이라는 뉴스를 들었다. 음... 제대하면 보게 되겠군. 2002년, 제대했지만 [D-War]는 그때까지도 프리프로덕션 단계였다. [용가리]에 대한 실망이 컸지만, 그래도 보기 드문 시도라 곁눈으로 제작과정에 대한 뉴스를 관심있게 보기도 했다.
뭔가 본격적인 뉴스가 들리기 시작한게 2004년 말부터였다. 그때 부터 3년여간 올라온 뉴스들을 한 번 망라해봤다.
(각각의 기사 제목들 클릭하면 본문 펼쳐짐)
심형래, "'D-War' 찍으러 미국 갑니다"
아이뉴스24 - 2004년 10월 4일자영구아트무비의 심형래 감독이 야심작 'D-WAR'의 촬영을 위해 5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D-WAR'는 영구아트무비에서 제작하는 3D 판타지 영화로 국내 촬영을 마치고 미국 촬영분을 남겨 놓은 상태다.
심감독은 11월 말 미국 촬영을 마치고 돌아와 최종 작업을 끝내면 내년 여름 대대적으로 개봉할 계획이다. 해외 자본 700억원을 유치해 제작 초부터 관심을 모은 'D-WAR'는 4년 여의 준비 끝에 마무리에 접어들었다.
영구아트무비는 과거 '용가리'의 사전 홍보로 이미지가 손상됐던 점을 우려해 철저히 베일에 가린 채 작업해 왔다. 영구아트무비 측은 "영화 속 주인공의 목소리를 담당할 미국 쪽 배우는 이미 정해졌으나 사전 누출을 꺼려 아직은 밝힐 수 없다"며 "'D-WAR'가 '스타워즈'와 '반지의 제왕', '주라기 공원'과 유사한 분위기의 작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제작 초기부터 'D-WAR'의 주인공 목소리 연기는 나탈리 포트먼이나 동급의 여배우가 맡을 것이라고 알려졌다.
/정명화 기자 some@joynews24.com
'디 워' LA촬영 끝낸 심형래감독
연합뉴스 - 2004년 12월 3일자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 지난 11월 어느날 로스앤젤레스가 한바탕 뒤집어졌다.
걸프전 당시 중동 사막을 누볐던 M1A2 에이브러햄 탱크가 시가지 한복판으로 침입하고 50mm 캘리버 기관총이 불을 뿜어 고막을 찢을 듯 하는가 싶더니 헬기가 곡예비행으로 초고층 빌딩숲을 들쑤셨다. 잠잠해졌나보다 했는데 어떤 날은 밤 늦도록 온통 도로가 차단된 채 먼 동이 틀 때까지 온갖 조명과 소음이 요란했다.영구아트 심형래(46) 감독의 공상과학 영화 '디 워(D-War)' LA 촬영현장.
한때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고 아시아 위클리가 뽑은 밀레니엄 리더 20명 가운데 1명이었던 영화제작자 심형래 감독은 1일 밤 LA 한인타운 서쪽 라틴ㆍ세계음악 카페로 유명한 '콩가 룸(Conga Room)'에서 제이슨 베어, 로버트 포스터 등 할리우드배우와 휴버트 텍세너스키 촬영감독 등 최근까지 두 달 촬영에 동원됐던 이들을 모아 '뒤풀이'를 가졌다.
그는 이 영화를 내년 7-8월, 늦으면 추수감사절께 배급에 들어가 최소한 10억 달러의 '대박'을 노릴 심산이다.
심 감독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9.11테러 이후 좀처럼 문을 열지 않았던 LA 시가지에서 촬영하면서 겁도 없이 탱크까지 동원하는데 성공했으니 정말 뭔가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야간촬영에 들어가던 지난 29일 기자가 호텔 방에 들어설 때까지 속옷바람으로 작품 다듬기에 골몰했던 그는 인터뷰 내내 침을 튀기며 또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
--역시 이무기를 소재로 한 영화에 손을 댔는데.
▲'반지의 제왕' 하나가 200억 달러를 벌었다. 24조쯤 된다. 공상과학영화는 독창적 소재와 기술력 싸움이다. '디 워'는 욕을 얻어 먹어가며 만들었던 용가리 덕에 할리우드도 군침을 흘릴 만큼 독특한 소재에다 영구(아트) 자체 기술로 제작되고 있다. 용가리를 끝내고 4년을 준비한 작품이다.
시나리오도 내가 썼고 쓰기 전에 LA 일대 로케이션 후보지를 미리 둘러보는 등 정말 치열하게 준비했다.
--너무 조용하게 찍는다.
▲과거 욕을 먹고 배급과정에서 사기를 당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말없이 준비하고 완전한 물건을 만들 심산이다. 결과로 말하고 싶기 때문에 그동안 어떤 취재에도 응하지 않았다.
--얼마나 벌 생각인가.
▲10억 달러의 흥행실적은 돼야 영화제작에 참여한 이들에게 몫을 떼어줄 수 있지 않겠나. 60-70억 달러도 가능하다고 본다. 워너 브라더스 등 미 영화배급업체 대여섯 곳에서 배급권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출연배우는.
▲미 박스오피스에서 정상에 올랐던 일본 공포영화 '주온(呪怨)'의 리메이크작 '그러지'의 제이슨 베어, 로버트 포스터(`멀홀랜드 드라이브' `휴먼 네이처') 등 스타에다 '타이타닉'에서 조감독을 맡았던 조너선 서더드도 합류했다. 스태프들의 영화제작 경력만 합쳐도 400년은 된다.
제이슨 베어는 일찍 잡길 잘했다 요즘은 몸값이 더 올랐다.
--기존 작품에 비해 물론 스케일이 큰 것 같다.
▲LA 현지 로케이션에 필요한 장비만 컨테이너로 80개나 된다. 배우와 스태프 등을 위한 캐이터링과 의상, 카메라 등 엄청난 물량이 투입됐고 동원되고 심지어 걸프전에 투입했던 에이브러햄 탱크까지 끌어 들였으며 헬기에 총격장면도 많다.
지난 11월17일 다운타운에서 이무기의 침입장면을 찍을 때는 공포탄 1천발이 발사되기도 했다. 촬영현장 주변 사람들에게는 미리 귀마개를 나눠주기도 했지만 정말 요란했다.
--소음 때문에 시(市)로부터 촬영허가를 얻기 어려웠을텐데.
▲노무현 대통령의 LA방문이 있었고 국제경찰청장협의회(IACP)가 인근 컨벤션센터에서 열려 모두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소니 컬럼비아영화사의 촬영계획도 취소됐지만 우리는 해냈다. 찰스 로퍼 LAPD 대테러담당 책임자까지 나와 도왔으며 각국 경찰총수들의 이동통로였던 도로를 차단한 채 촬영을 할 수 있었다. 허가가 안나오더라도 감방갈 생각하고 탱크를 투입할 심산이었다.
--예정보다 빨리 촬영이 끝난 것 아닌가.
▲처음 이쪽 사람들과 만났더니 메이저영화 제작패턴으로 볼 때 하루에 (대본) 1-2페이지를 찍게될 것이라고 해 속으로 '웃기지 말라'고 했다. 적어도 5페이지는 나가야지. 시나리오를 직접 쓴 데다 CGI(컴퓨터가공영상)가 머릿속에 다 들어가 있어서 그렇게 했더니 아홉 달 걸릴 작업을 열흘 만에 끝냈다.(촬영에 문외한이니 믿을 수 밖에 없다). 촬영감독 텍세너스키도 혀를 내둘렀다.
--촬영도 끝났으니 발 뻗고 술 한 잔 할 수 있겠다.
▲그렇지 않다. 영화가 배급돼 흥행에 성공할 때까지 술 한 방울 입에 대지않겠다고 선언했다. 스태프들도 그 철칙에는 예외가 없다.
--앞으로 남은 계획은.
▲7일쯤 서울로 돌아가 강서구 오곡동 스튜디오에서 마무리 작업을 하고 4월쯤 다시 LA로 돌아와 한 달 가량 머물며 막판 편집작업을 하게 된다.
yykim@yna.co.kr (끝)
심형래 감독 "'D-War'로 '반지의 제왕' 넘어서겠다"
조이뉴스24 2005년 1월 19일
'신지식인에서 세계인으로 발돋움한다.'지난 5년간 영화 '디 워(D-War)' 한편을 만들기 위해 절치부심해 온 영구아트무비의 심형래(49) 감독. 5년 동안 절치부심했던 그가 야심작 'D-War'를 앞세워 세계 재패를 꿈꾸고 있다.
5년 전 '용가리'의 아픔을 뒤로 한 채 조용히 잠수했던 그는 'D-War'로 금세기의 대작으로 꼽히는 '반지의 제왕'을 넘어서겠다는 야심마저 품고 있다.
심형래 감독은 이를 위해 1년 전 강서구 오곡동의 작은 폐교를 사들여 영구아트무비의 둥지를 틀었다. 현재 그는 시나리오 구상에서 미니어처 제작, 3D 작업까지 모든 것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심감독은 과거 '용가리' 때처럼 언론 홍보로 입은 피해와 이미지 손상을 우려해 언론과의 인터뷰를 사절하고 'D-War'의 제작과정에 대해서도 일절 외부 공개를 꺼려왔다. 이 작품은 현재 미국과 국내분 촬영을 마치고 미니어처 촬영과 후반 작업만을 남겨 놓고 있다.
이렇게 제작과정을 비밀에 부쳤던 심형래 감독이 조이뉴스24와 만나 'D-War'를 만드는 5년 동안 가슴속에 담아 두었던 말들을 토해냈다.
심감독은 "원래대로라면 병원에 누워있어야 한다"며 "몸 한구석도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D-War'의 막바지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용가리'의 아픔이 'D-War'를 만들었다
지난 11월 미국 LA 시가지에서 총격전 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심형래 감독은 'D-War'의 타깃이 "한국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다. 전세계인들이 알고 있는 용이라는 신화 속 동물, 그 중에서도 한국적인 소재인 이무기를 영화 안으로 끌어들여 세계 영화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포부다.
"적어도 100여개국은 개봉시켜야 되지 않겠나."
제작 초기 단계부터 일본과 미국, 유럽의 영화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영화 'D-War'는 멀리 '우뢰매' 이후 20여년 동안 축적된 심감독만의 노하우와 영구아트무비 구성원들의 노력의 결정체다. 한국 시장이 아닌 전세계 시장을 목표로 영구아트무비의 기술력이 녹아 든 작품이다.
"솔직히 '용가리' 때 배급업자에게 사기를 당했지. 우리 스탭들이 피땀 흘려 만든 그 영화를 그냥 꿀꺽 한 거야. 정말 분한 일이지. 하지만 그런 아픔이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해야지. "
그때의 실수를 발판으로 지금의 'D-War'가 탄생할 수 있었다는 심형래 감독. 그는 모든 것은 "영화로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두고 보시면 알 수 있을 거다. 올해 이 영화가 어떤 돌풍을 일으킬지."
"'포켓 몬스터'가 벌어들인 돈이 10조원, '해리포터'가 100조원이야. '반지의 제왕'은 24조원을 벌었고. 하지만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 영화가 창출해내는 많은 인력 고용과 문화 산업으로서의 부가가치지. 영화를 사람으로 보느냐 돈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영화가 갖는 가치는 틀려지지."
할리우드 영화의 마술, 그 노하우를 알아냈다
심형래 감독은 올 하반기 세계 영화 시장이 피터 잭슨의 '킹콩', 스티븐 스필버그의 '워 오브 더 월드',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3', 그리고 'D-War'가 4파전을 이루게 될 것이라 말한다.
"피터 잭슨, 스필버그 하나도 안 무섭다. 그만큼 'D-War'의 완성도에 자신있다." 심형래 감독은 한국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은 영구무비의 영화를 보면 된다고 말할 정도로 기술력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테스트 했을 때 머리가 쭈빗 서고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며 "그동안 한국영화가 할리우드 영화를 따라잡지 못했던 문제의 '마술'을 찾아냈다"고 한다.
같은 장면을 찍어도 어딘가 허술해 보이는 한국영화에 비해 윤기가 흐르는 할리우드 영화의 숨은 비밀을 알아냈다는 것. "'D-War'에서 할리우드의 버터 기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를 이기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소재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인력을 발굴하고 키워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5년 동안 영구아트무비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자체 제작 시스템을 갖추는데 소리없이 매진했다. 모두가 주연배우와 감독을 꿈꾸는 영화 지망생 가운데서도 소품 전문가나 소도구 전문가가 분명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한국적인 소재 이무기를 바탕으로 했지만 할리우드 배우를 쓰고 75% 이상이 해외 장면인'D-War'. 세계의 영화를 지향하는 것은 '가장이 직장에서 돈을 벌어와야 가정이 진정 부유해지듯' 외국에서 돈을 벌어들이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리고 'D-War'가 성공을 거둔 후 캐릭터 사업과 게임, DVD 등의 콘텐츠를 통해 4만5천개의 중소기업(월트디즈니 캐릭터 사업 기준)에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거시적인 안목도 내놓았다.
- 아카데미 수상도 노려 볼 만
아이디어맨 심감독의 생각 속에는 'D-War' 이후에도 24편의 영화 라인업이 줄을 서있다. "한번도 남이 먼저 만든 것을 따라서 만들어 본적이 없다'는 그의 말처럼 독창적이고 풍부한 상상력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심감독의 차기 구상작은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한 전쟁 드라마 '아이 워너 고 홈(I Wanna go home)'. 이 영화로 내년 아카데미를 노려볼 심산이다. 외국어상 부문이 아닌 아카데미 경쟁 부문에서 수상해 영화를 전세계에 배급하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돈 안 되는 칸은 안 갈 거야.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 것도 좋지만 세계적으로 영화 배급하는 게 더 좋지 않나."
한때 신지식인 등의 별명을 얻으며 승승장구했지만, 다시 싸늘한 냉대를 받았던 심형래 감독. 그는 모든 비난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한다.
"한국에서는 한번 영구는 영원한 영구고, 한번 우뢰매는 영원한 우뢰매로 생각해버려. 개그맨이 영화 만든다고 욕을 해도 좋아. 하지만 미국의 빌 게이츠처럼 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분명 영웅이 필요하지 않나."
그가 한국영화계의 영웅이 될 수 있을까. 결과는 오는 추석 시즌에 개봉될 영화 'D-War'에 달려 있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온 그의 긴 레이스가 완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심형래감독, "'용가리'만든 나, 사기꾼 아닙니다"
노컷뉴스 2005년 1월 22일
오는 10월 이무기를 소재로한 신작 'D-WAR'를 제작한 심형래감독. (자료사진/노컷뉴스)
영화 '용가리'의 투자 잡음으로 한동안 언론에 이름이 오고간 심형래 감독이 "나는 사기꾼이 아니다"며 억울한 심경을 조심스레 전했다.심형래는 우리나라 최초로 3D기술을 이용해 만든 영화 '용가리'가 결과적으로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배급을 맡긴 사람에게 사기를 당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배급으로 우리는 단 1달러 벌지 못했다"면서 "알려진 것과 달리 투자자들에게도 내가 모두 돈을 돌려줬다"고 답답해 했다.
새 영화 'D-WAR'를 제작하고 있는 심형래가 CBS 표준FM (98.1MHz) '김어준의 저공비행'(월~토 오후 3시, 연출 정혜윤)을 통해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그동안 "솔직히 씹힐까봐 언론을 통해 말하기를 꺼렸다"는 개그맨 아니 심형래 감독은 "이제 심형래가 하면 안된다, 미국을 따라갈 수 없다는 말은 그만 듣고 싶다"고 잘라 말했다.
'솔직히 '용가리' 영화제에서 특수효과상 정도받을 줄 알았다"대다수의 한국관객으로 부터 '실패' 혹은 '실망'이란 냉혹한 평가를 받은 '용가리'는 여전히 심형래에게 잊을 수 없는 '야심작'. 그래서 여전히 '용가리'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솔직히 많은 영화제 중 한 곳에서는 특수효과상 정도받을 줄 알았다. '용가리'란 영화 장르의 가치가 인정받지 못했다. SF와 그 안의 캐릭터가 세계적으로 얼마나 큰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하나쯤 있어야 한다. 그게 '용가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 영화사에서 본격 공룡 영화로서는 첫 작품인 '용가리'를 제작할 때 심형래가 겪은 어려움은 익히 알려진 사실. 공룡 피부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몰라 실리콘을 붓고 스태프와 다리를 나눠잡고 촬영했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용'에 대한 심형래의 관심은 '집착'에 가깝다. 다음 영화 역시 이무기를 소재로 한 'D-WAR'다. 물론 'D-WAR'에서도 시나리오에서 감독, 제작까지 도맡았다. 무대는 미국, 스태프들도 모두 미국인으로 꾸렸다. 하지만 컴퓨터 그래픽은 우리 기술을 썼다.
신작 ''D-WAR' 벌써 2억달러 수출 예약
스태프 구성만 2년이 걸린 'D-WAR'는 영화 '타이타닉'의 조감독, '아마겟돈'의 카메라맨 등이 참여했다. 특히 LA 시내에서 탱크를 동원한 촬영을 최초로 이뤄내 국내는 물론 현지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특히나 지금까지 '사겠다'고 의사를 밝힌 액수만 합쳐 2억불이 넘는다.
"사실 용가리 때도 엄청난 액수가 수출됐다고 했는데 막상 2백만불뿐이었다. 'D-WAR'는 다르다. 여기서 내가 목표액을 말하면 또 사기 친다, 속된말로 구라를 친다 그럴테니 좀 신중하게 수출액을 발표하겠다."
오는 10월 개봉예정인 'D-WAR'는 500년 전 조선과 현재의 미국 LA를 배경으로 500년마다 하늘이 내려준 여의주를 가진 이무기가 용이 된다는 전설을 담았다.
심형래의 머릿속에서는 벌써부터 다음 영화의 시나리오가 들어있다. "와이어로 가장 재미 본 영화가 ‘와호장룡’인데 사실 피아노선의 지존은 나다"는 그는 김청기 감독의 '우뢰매' 시리즈에 출연할 때부터 "빨간 내복을 입고 와이어 액션을 수없이 했다"며 웃는다. 그래서 다음 영화에서 심형래는 '와이어 액션의 끝'을 보여줄 계획이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기자 dlgofl@cbs.co.kr
[씨네피플] 심형래 감독 “미국 박스오피스 휩쓸게요”
동아일보 2005년 6월 16일 자
이번엔 믿어도 될까. 촬영을 끝내고 후반 작업 중인 심형래 감독(사진)의 영화 ‘디 워(D-War)’는 의심과 기대를 동시에 받고 있다. ‘용가리’(1999년)로 실추된 신뢰를 이번에는 회복할 것인가. 폐교를 리모델링해 만든 서울 강서구 오곡동 영구아트무비 스튜디오에서 최근 심 감독을 만났다.
―‘용가리’는 미국 개봉도 못했다.
“나 솔직히 영어를 잘 모르잖아. 계약서를 잘 몰라 속았어. 이번엔 달라. 내가 누구라곤 얘기 안 하지만 미국 메이저(배급사)들은 전부 이 영화에 스탠드바이(기다리는 상태)야. 12월에 미국 5000개 극장에서 개봉하는 게 목표야.”
―한때 ‘신지식인’이었다.“그것 때문에 고생 많이 했어. 완성도 덜 된 ‘용가리’를 앞당겨 개봉해야 했으니까. 이젠 속에 있는 말 먼저 안 할래. 나더러 사기꾼이다, 빈털터리 됐다 별 말들을 다했어. 하지만 솔직히 ‘용가리’ 전에 한국 SF 영화가 뭐가 있었냐고. 나를 씹어서(험담해서) 생길 게 뭐야? 난 적어도 호랑이 잡으려고 호랑이 굴로 들어가. 영어로 된 영화 만들어 미국으로 간다고.”
―제작비가 꽤 들어갔겠다. 한 150억 원쯤?
“이 사람 지금 농담하나? 웬만한 국산 영화도 100억 원은 금방이야. 로스앤젤레스 시내를 막아놓고 탱크 5대 동원해 찍었어. 실탄(공포탄)도 1000발을 쐈고, 자동차를 100대나 부쉈어. 제작비는 비밀이야.”
―그 많은 돈이 어디서 났나.
“(무표정하게) 뭐 은행도 털었고 그랬지. 내가 예전에 (국내) 연예인 소득 랭킹 1위를 4년이나 한 사람이요. 딸내미와 집사람하고 평생 잘 먹고 사는데 아무 지장 없었어. 남들이 ‘심형래 망했다’고 했을 때 난 운전사 한 명 두지 않고 그 돈으로 일본과 영국에 직원들 연수 보내면서 ‘디 워’를 준비했어.”
―‘반지의 제왕’에 눈이 높아진 미국 관객을 ‘디 워’가 만족시킬 수 있을까.
“‘반지의 제왕’? 내가 봐도 재미없어. CG(컴퓨터 그래픽) 냄새 팍팍 나. 반지의 제왕은 이거(디 워)랑 게임이 안 돼.”
“일단 보고 말하라”면서 심 감독은 ‘디 워’의 10분짜리 데모용 비디오테이프를 틀어 보여 줬다. 그는 “‘디 워’로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하고 세계적으로 80억 달러(약 8조 원)를 벌어들여 전 직원에게 30억 원씩 쫙 나눠 주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허풍’이 될지 아니면 ‘예언’이 될지, 6개월만 지나면 판명이 난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불가능은 없다, 영화감독 심형래dcinside 2005년 6월 27일
사실 심형래 감독을 만나기 위해 지난해부터 접촉을 시도했다. 그러나 <디워> 촬영 스케줄에 인터뷰는 미뤄졌고 기자는 속이 탔다. 도대체 어떤 영화를 만들기에 이렇게 뜸을 들이고 있는 걸까.
몇 개월의 기다림 끝에 강서구 오곡동에 자리잡은 영구아트에서 드디어 그를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일단 한번 주욱 둘러보고 이야기를 나누자고 한다. 그리고 약 10분짜리 비디오를 '무작정' 보게 되었다. 솔직히, 만약 그 화면이 <디워>의 화면이라는 사전지식이 없었다면 할리우드 SF로 착각했을 것이다.
◆ "지금까지 보신 <디 워>는 5%에 지나지 않습니다"
- <디워> 후반부 작업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느 정도까지 진행이 되었나요?심형래 : 촬영은 다 끝났고요. 이제 합성, 컴퓨터 그래픽 같은 작업만 남았어요.
- 개봉은 언제쯤 하실 예정인가요? 추수감사절에 맞춰 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심형래 : 개봉일은 우리가 하는 게 아니라 배급사가 정하니까 아직 확실하진 않습니다.
- 많은 분들이 배급사에 대해 궁금해 하세요. 배급사는 결정이 되었나요?심형래 : 배급은 이제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전체 메이저 배급사들이 스탠바이 중입니다. 배급사가 거의 확정은 됐는데 공개할 수는 없어요. 아직 싸인도 안 했고요. 국내에서만 잘 모르지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고 미국 메이저 배급사들에게는 <디워>가 ‘숨어 있는 다크호스’로 기대받고 있어요. 어느 회사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유명 배급사 사람이 <디워> 제작화면을 본 후 3분간 담배만 태우며 넋을 놓고 있었대요. 한국영화가 이렇게까지 발전했냐는 뜻이었죠.
- 예고편이 아직 나오지 않아서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제작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꾸준히 여러 버전의 예고편을 공개하면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이름을 알리잖아요. <디워>의 예고편 공개는 어떤가요?
심형래 : 예고편은 아직 예정에 없어요.
- 의외인데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심형래 : 미국 영화 보면 예고편이 다예요. 저는 그러기 싫거든요. 제가 <용가리>하면서 느낀 게 말보다는 영화로 보여주자는 거예요. 예고편 나오긴 나와요. 그런데 예고편에 나오는 건 하이라이트가 아니에요. 아마 제일 상태 안 좋은 것들만 예고편에 나갈 거예요.
<디워에 쓰인 캐릭터 복장>- 제작비가 상당히 많이 들어갔을 것 같은데. 어떻게 조달하셨는지요? 혹시 얼마나 들어갔는지 밝히실 수 있나요?
심형래 : <용가리> 때 제작비 밝혔다가 영화 나오고 난 후 제작비로도 많은 말을 들었잖아요. <디워>에는 그보다 많은 제작비가 들어갔지만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어요.
- 굳이 SF 장르, 특히 용을 소재로 한 작품을 고집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심형래 : 어렸을 때 이무기 얘기를 어머니한테 많이 들었어요. 중국의 왕들 보면 뒤에 용이 있잖아요. 그런데 우린 용을 못쓰고 봉황을 썼어요. 영화 소재로 용이 쓰여도 그건 서양인들이 만들어낸 지극히 중국적인 용이죠. 일반 사람들이 우리나라가 만든 기술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요. ‘미국이나 일본은 무조건 되고 우리는 안 된다’는 말에 혼이 빠진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런 생각을 깨고, 우리나라 전설을 바탕으로 한 용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 조선신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영상을 보면 조선신에 사람이 부족해서 어딘가 어색하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심형래 : 그걸 왜 걱정하는지. 기자들이 와도 촬영만 하고 보내고 인터뷰도 거의 안 해요. 그런 바탕에서 지금 네티즌들이 보는 건 5%에 불과합니다. 지금도 CG작업이 한창인데 5%만 보시고 걱정하시네요.
<'세상에 정해진 룰은 없다. 역사는 우리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보도된 내용들을 살펴보면 <디워>에 대한 자신감이 꽤 크신 것 같아요.
심형래 : 자신은 없어요. 자신감이라기 보다 ‘제가 미국을 잡아야 하겠다’는 결심이 더 중요하죠. 제가 개그맨 시험을 보기 전에 이주일씨가 최고였어요. 그 때 제가 이주일씨를 잡겠다니까 모두들 비웃었죠. 하지만 제가 곧 따라 잡았거든요. 제가 미국을 따라잡겠다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 다른 한국영화의 경쟁력을 위해서 CG작업을 영구아트에서 맡아줄 계획은 없나요? 국내 유수의 타 영화 제작사나 미디어쪽 회사들로부터 CG, 특수효과에 대한 협조제의를 받은 적이 있으신지요?
심형래 : 저는 굉장히 도와주고 싶은데 아직까지 의뢰해온 사람이 없으니까 모르겠어요. 그런데 영구아트가 CG만 딱 떼어서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에요. 처음부터 기획에 참여해 노출되는 양이라든가 카메라 각도, 그림자 등이 전부 맞아줘야지만 가능하거든요. “이거만 해주세요”가 아닌 초반 기획부터 참여할 수 있어야 해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저희가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서 최대한 돕고 싶어요.
- 인터넷 불법다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생각이신지 궁금합니다.
심형래 : 유출되는 게 편집할 때 많이 되거든요. 그래서 편집도 영구아트에서 해요.
- 용가리에서는 조성모 등 인기가수가 참여했는데요. 이번 디워에서는 영화음악이나 음악연출 쪽 작업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심형래 : 미국에서 음악담당합니다. 8월쯤에 사운드 작업을 하는데 <디워>에 쓰일 사운드는 12채널인데요, 사운드 자체가 전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겁니다. 사운드에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 극장개봉 시 총 러닝타임은 어느 정도 잡고 계신가요? 참고로 반지의 제왕이 약 190분 정도였습니다. 아마 상당수 찍어놓은 작품이 극장시간에 쫓겨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한 채 가위질 당하기도 합니다만 심 감독님 개인적으로는 몇분 정도로 하실 생각이세요?심형래 : 원래 2시간 20분 정도인데, 이것도 너무 긴 것 같아서 고민 중이에요. 2시간 5분이나 10분 정도로 끊어야 하는데. 가장 좋은 것은 105분이예요. 맞춰보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 심형래 감독님의 시나리오에 대해 걱정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번에도 직접 시나리오를 쓰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심형래 : 저는 시나리오라는 게 뭔지 잘 모르겠어요. “재미있는 시나리오 없냐?”라는 말은 쉽죠. 그런데 제가 보기에 재밌는 시나리오도 다른 사람이 보면 하나도 재미 없을 수 있잖아요. 국가, 이념 모두 다른데 어떤 시나리오가 가장 좋은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좋은 시나리오는 ‘컨셉’이에요. 아예 타겟을 세계로 두고 모두가 좋아하는 ‘컨셉’을 만드는 거죠. 제가 개인적으로 제일 싫어하는 게 공룡 나오는 영화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인 배우가 없잖아요. 그러니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용’이라는 ‘컨셉’을 찾은 거예요.
<디워 캐릭터 디자인 작업실>- <용가리>가 나온 후 혹평이 많았는데요.
심형래 : <용가리>를 욕하려면 <용가리> 같은 것을 만들어 놓고 그 이후에 해야죠. <용가리> 망했다고 했을 때 우리는 좌절하지 않고 조용하게 <디워>를 만들었습니다.
- 감독님의 시도를 무모하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심형래 : 무모가 아니죠. 무모가 아닌 철저한 계산이에요. 처음에 미국에 갔을 때 스튜디오를 보고 기가 질려서 뒤로 자빠질 뻔 했어요. 콜롬비아만 가도 둘러보는데 하루가 꼬박 걸려요. 조그만 ‘영구’가 그런 인프라를 갖고 있는 미국과 붙어서 한번 이겨보겠다는 마음이에요. 그런 자세를 ‘무모하다’, ‘무식하다’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 '나는 이거 아니면 죽는다'는 각오
- 충무로에 불만은 없으세요?
심형래 : 저와 충무로는 아무 감정 없어요. 저희 스텝들이 다 충무로 출신인데요. 한가지 안타까운 게 있다면 한국영화가 해외로 퍼져나가서 부가가치를 창출했으면 하는데 충무로에는 그럴 수 있는 영화의 장르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거예요.
<하이라이트를 위해 제작된 제단>- 보통 한국영화 제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심형래 : 감독이 모든 부분을 알아야 하는데 우리 영화는 대체적으로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미국은 메인 카메라맨이 조명, 노출, 초점 등을 다 잡으면 조수가 찍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조수가 다 잡아놓고 메인 카메라맨이 찍는 거죠. 그런데 이게 바뀌어야 되거든요. 그런 면에서 요즘에는 감독이라는 직업이 어떤 직업보다 가장 어려운 직업이라고 생각돼요.
- <디워> 개봉 후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어떠한 평을 받고 싶으신지요?
심형래 : 저는 그런 거에 연연하지 않아요. 워낙 욕을 많이 먹었기 때문에. 한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의 ‘컨셉’이 있어야 앞으로 살 길이 생긴다는 거에요. 내 영화 보고 재미 있다는 사람이 반이고, 나쁘다는 사람이 반이고 하는 것은 초점이 아니에요. 제 초점은 ‘얼마만큼 많은 컨텐츠를 우리가 만들어내는 거냐’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문화산업 컨텐츠가 일본, 미국 건데 이제 우리도 우리 컨텐츠가 있어야죠.
- 차기작으로 약 24편 정도가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디워>만으로도 바쁠 것 같은데 차기작 진행은 어느 정도 되고 있나요?
심형래 : 다양해요. 특히 ‘아이 워나 고 홈’은 전쟁영화인데 곧 캄보디아로 촬영을 나갈 계획입니다.
- 다시 코미디를 할 생각은 없으신지, 그래도 코미디언이신데 혹시 코미디 영화 제작할 생각은 없으신가요?
심형래 : 코미디 영화도 기획했어요. 아마 제가 마음 잡고 코미디 영화를 만들면 모두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 영구아트무비에는 현재 몇 명의 직원이 근무 하고 있나요? 채용기준이 있다면요?
심형래 : 약 120명입니다. 거의 매니아들이죠. 정신력도 강해야 하고요. 채용은 일단 이 일을 좋아하는 이들을 뽑아 놓고 계속 교육을 시키죠. 필요하면 유학도 보내고요. 학력은 상관없어요. 중학교에 안 간 친구도 있는데요.
- 개인적으로는 어떤 영화를 좋아하시나요?
심형래 : 좋아하는 건 ‘로마의 휴일’도 좋아하고요. SF도 좋아해요. 특히, 기존 틀에서 벗어나는 영화들요.
- 마지막으로 젊은이들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심형래 : 젊은이들이 ‘꿈은 이루어진다’는 표어를 좋아하지만 많이 연약한 것 같아요. 한 번 마음 먹은 건 끝까지 해야죠. 우리나라 남자들이 군대 갔다 오면 서른살인데,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앉아만 있는 친구들이 많아서 안타까워요. ‘나는 안돼’, ‘한국은 안돼’ 이런 생각보다 ‘이거 아니면 나는 죽는다’는 각오가 필요합니다.
궁금한 것도 많고 캐묻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감독은 말을 아꼈다. 은근히 배급사와 제작비 공개를 요구했으나 감독은 어느 것 하나 속시원히 털어놓지 않았다. <용가리> 때 워낙 많이 데여서라고 했다. 그러나 영화에 대한 그의 열정은 '감춤' 속에서도 크게 드러났다. 온갖 혹평에도 묵묵히 <디워>를 만들어온 영구아트, 이제 대박이 터질 때도 된 듯 싶다.손영숙 son@dcinside.com
심형래 감독 "최고의 SF영화 꼭 만들겠다"
세계일보 2005년 12월 18일
이번엔 다를까. ‘용가리’(1999)로 사기꾼이란 오명을 뒤집어썼던 심형래 감독이 6년 만에 새로운 작품 ‘디 워(D-war)’로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투자 사기 등 온갖 구설수에 시달렸던 그는 언론과의 접촉을 피한 채 작품에 몰두해 왔다.
어렵사리 인터뷰 약속을 잡고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오곡동 폐교를 리모델링한 ‘영구 아트무비’ 스튜디오에서 그를 만났다. ‘용가리’ 후 6년이 지났지만 그의 무모할 정도의 자신감은 변함이 없었다.“내년 여름 ‘디 워’가 개봉되면 게임 끝이야. 벌써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들과 얘기가 끝난 상태야. 같은 시기에 ‘쥬라기 공원4’가 개봉하는 것 같은데 이번에는 우리가 이긴다고.”
여전하다. ‘용가리’ 때 그렇게 마음고생을 하고도 이런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답은 그가 보여준 ‘디 워’ 프로모션 데모에 있었다. 실사와 컴퓨터그래픽(CG)이 약간 동떨어진 부분이 있었지만 햇빛 아래 움직이는 괴수들의 모습은 여느 SF 영화로 손색이 없었다. 게다가 “후반기 작업을 거치지 않은 10% 정도”라는 심 감독의 말이 사실이라면 ‘디 워’는 분명 만만치 않은 작품이 될 듯했다.
“사실 ‘용가리’ 때 고생을 많이 했어. 사기는 내가 당했는데 다들 나를 사기꾼이라고 말하더군. 솔직히 그동안 씹힐까봐 언론을 통해 말하기를 꺼렸어. 하지만 ‘디 워’는 달라. ‘용가리’가 초등학생 수준이라면 ‘디 워’는 박사 과정 정도라고 할 수 있지.”
‘용가리’를 들고 나왔을 때 그는 ‘신지식인 1호’라는 거창한 수식어와 함께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니까 못하는 것이다”는 유행어를 남길 정도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막상 ‘용가리’가 공개되자 평가는 냉담했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고질라’에 비해 한참 뒤떨어지는 CG 등으로 그는 “실력은 없고 말 뿐”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그가 단순한 허풍쟁이든, 그렇지 않든 무시하지 못할 사실은 대한민국 영화의 SF기술을 이만큼 높여 놨다는 데 있다. 1993년 ‘영구와 공룡 쭈쭈’를 첫 작품으로 내건 후 13년간 한 우물만 판 결과다. 그의 말대로 ‘세계 최고’는 아닐지 몰라도 ‘국내 최고’의 SF 감독인 것은 맞다.
‘영구 아트무비’ 직원들이 심 감독에게 ‘제발 말 좀 아껴서 해달라’고 부탁을 해도 막무가내다. 그의 이런 자신감은 자신에게 가하는 채찍이다. ‘사기꾼’으로 남지 않으려면 자신의 한 말에 약속을 지켜야 하는 벼랑 끝 상황으로 자신을 내모는 것. 이런 심 감독도 최근 피터 잭슨 감독의 ‘킹콩’이 개봉하자 적지 않은 자극을 받은 모양이다. 근무 중인 CG팀 전원에게 ‘킹콩’을 보고 올 것을 지시했다.
심 감독의 영화에 대한 애정은 ‘집착’에 가깝다. 최고의 코미디언 자리를 박차고 영화로 뛰어든 이유에 대해 그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산업으로서의 무한한 가능성을 알았기 때문”이라며 “SF는 동·서양 구분없이 모두 공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디 워’ 개봉 후 문구·완구·게임산업 등과 연계한 ‘원 소스 멀티 유스’ 전략을 펼 계획이다. 문득 그 많은 제작비가 다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해졌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 모으고 그래도 모자라면 은행도 털고…. 내가 예전에 연예인 소득 랭킹 1위를 4년이나 한 사람이야. 도움을 주시는 몇분 좋은 사람들도 있고. 인맥이라면 내가 대한민국 제일이지.”
‘용가리’라는 비싼 수업료를 지불한 심 감독에게 ‘디 워’가 어떤 수식어를 붙여 줄지는 내년 여름이면 알 수 있다.
글 안용성, 사진 김주성 기자 ysahn@segye.com
심형래 SF'디워', 미국이 먼저 알아봤다
뉴시스 2006년 9월 11일
【서울=뉴시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다. 한국형 SF영화 개발을 선언한 심형래 감독의 ‘디 워’(D-War)의 근황이 궁금하다. ‘디 워’는 용이 되기 직전의 이무기를 소재로 했고 심감독은 5년 이상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할리우드 유명 스태프들이 대거 참여했고,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촬영해 후반 작업비용으로만 100억원 이상이 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약 20분 분량의 예고편을 공개한 것이 전부다. 7월 13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후원사 모집을 위한 쇼 케이스를 열었지만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후 별다른 정보 공개 없이 영화의 개봉이 계속 늦어지고 있어는 상황이다.
와중에 8일 영화 배급사 관계자라고 밝힌 사람이 ‘심형래씨 D-WAR 요즘 근황’이라는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렸다. “개봉일이 늦어지는 이유는 미국 현지 촬영분이 완벽하게 나왔지만, 한국 촬영분에서 엑스트라들 연기가 어색하다는 지적에 내부적으로 공감해 재촬영 및 CG로 수정 보완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는 미국에서 먼저 개봉하고 나중에 한국 개봉을 한다”고 밝혔다. “미국 개봉관수는 3000~4000개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했고 미국 주요 배급사에서 서로 배급하겠다고 줄다리기중”이라고 자랑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에서 불신이 있다”고 했고 “심형래 감독을 믿어 달라”고 주문, 여운을 남겼다. 심감독은 ‘용가리’로 한국 SF의 신기원을 연 지식인으로 칭송받았지만 정작 완성된 영화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소송 등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에 심감독은 절치부심, ‘디 워’의 작업에만 매달려 왔다.
김용호기자 yhkim@newsis.com
'디워' 제작비만 7백억, 아시아 최고 수준
조이뉴스 24. 2006년 9월 20일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심형래 감독의 SF 영화 '디워(D-War)'가 7백억원대의 순제작비를 투입했다.심형래 감독의 영구아트무비가 지난 4년 동안 제작해 온 영화 '디워'의 제작비를 둘러 싸고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간 가운데, 영화의 투자 배급을 맡은 쇼박스는 '디워'에 투입된 제작비가 7백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 19일 쇼박스 관계자는 "'디워'에 투입된 순 제작비는 홍보 마케팅 비용을 제외한 약 7백억원"이라고 밝히고, "이는 아시아 영화 중 최고 수준이다"고 말했다. 한국영화로서는 물론이고 아시아에서도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 '디워'는 오는 11월부터 마케팅 홍보에 착수, 내년 2월께 개봉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디워'에 이처럼 많은 제작비를 투입한 것은 이번 영화를 월드 와이드로 개봉시킬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쇼박스측은 '디워'가 한국적인 소재와 세계 관객의 눈높이에 맞는 볼거리를 갖춘 글로벌 프로젝트로 부족함이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영화 '디워'의 전세계 개봉을 시작으로 쇼박스의 글로벌 프로젝트도 조심스럽게 시동을 걸 계획이다. 영화의 고향이자 본토인 미국 시장에서 '디워'로 정면승부를 걸어 본다는 생각이다.
쇼박스측은 "'디워'의 투자 배급을 맡은 것은 영화의 완성도나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준 것과 더불어 무엇보다 이 큰 프로젝트를 뚝심과 의지로 끌어온 심형래 감독의 열정 때문이다"며 "현재 할리우드 유명 작곡가와 스태프들이 합류해 영화의 후반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부에서 보는 완성도는 '반지의 제왕'을 능가하는 수준이다"고 밝혔다.
심형래 감독이 연출하는 SF 영화 '디워'는 조선시대 이무기들의 여의주 쟁탈전을 소재로 현대와 과거를 오가는 판타지 액션물이다.
<D-WAR>, 용이 될 수 있을까
시네 21 -2007년 2월 26일AFM, 베를린 마켓 등 잇다른 혹평에 작품성 흥행성 회의적, 개봉 난항 예상
이무기는 승천할 수 있을 것인가. 한국영화 사상 최대 규모인 700여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심형래 감독의 <D-WAR>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D-WAR>는 용이 되기 위해 여의주를 차지하려는 이무기들의 전쟁을 그린 SF영화로, 2003년 2월 처음으로 공개됐다. 심형래 감독은 당시 “<쥬라기 공원>의 공룡처럼 진짜 같은 용을 만들겠다”며 “2004년 여름 시즌에 개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년이 넘도록 개봉이 지연되면서, <D-WAR>의 행보는 점차 잊혀졌다. 오랜 침묵이 깨진 것은 지난해 3월. 쇼박스가 투자 및 배급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1월 심형래 감독은 본격적인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치솟은 제작비를 회수하기 위해선 해외 판로의 확보가 필수인 만큼 미국 개봉을 우선 확정짓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 <D-WAR>의 완성본이 처음 공개된 것은 지난해 11월 LA에서 열린 아메리칸필름마켓(AFM). 일본의 SF영화사이트 ‘사이파이 재팬’은 “CG는 뛰어나지만 스토리나 연출이 관객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했고,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유러피안필름마켓(EFM)에서 이 영화를 본 <버라이어티>의 데릭 앨리는 “A급의 특수효과와 Z급의 시나리오가 만났다”며 “가장 비싼 DVD용 컬트영화가 될 것 같다”는 혹평을 선사했다. <D-WAR>가 과연 언제쯤 관객을 만날 수 있느냐는 아직까지도 미지수다. 쇼박스의 한 관계자는 “현재 미국 배급사와 개봉 시기를 놓고 협상 중”이라며 “올해 여름 성수기에 미국에서 개봉하는 것이 목표고, 그에 따라 국내 개봉 시기도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 : 최하나
<디 워>, 미국 내 1500개 스크린에서 개봉씨네21 - 2007년 6월 4일
한국개봉은 8월 2일, 미국은 8월 말에 개봉
심형래 감독의 <디 워>가 한국 영화 최초로 미국 내 1,500여개 스크린에서 개봉된다. 배급사인 쇼박스측은 4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디 워> 오는 8월 2일 한국개봉을 시작으로 8월 말에는 미국에서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디 워>의 미국 내 스크린 수 1500개는 기존 한국 영화의 미국 내 최다 스크린 개봉 영화인 <괴물>의 100여개 스크린을 감안할 때 한국 영화 최초로 미국 전역에 걸친 와이드릴리즈가 본격화 된 첫 번째 영화로서 상징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디 워>의 미국 배급은 메이저 스튜디오가 아니라 중규모 배급사인 프리스타일(Freestyle)에서 맡게 되며 개봉에 소요되는 비용도 일체 미국 쪽에서 부담하게 된다고 쇼박스는 밝혔다.
영화 <디 워>는 심형래 감독이 할리우드의 배우, 스텝들과 함께 6년여의 제작기간을 거쳐 만든 작품으로 지난 5월 18일 제작이 완료됐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디워>는 현재 17개국에 선판매가 이루어졌으며 미국 개봉 이후 판매금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쇼박스 측은 <디 워>의 순제작비를 300억원 규모로 산정하였으며 이는 영화 제작 과정에 포함된 설비, 기술 투자비 등이 제외된 순수 영화 제작에 소요된 비용을 산정한 금액이라고 밝혔다.
글 : 강병진
호언장담... 개봉연기의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실질적인 개봉일자는 2년 이상 미뤄졌다. [디 워]의 경쟁작이 될거라던 수많은 헐리우드 영화는 개봉이 아니라 아예 DVD 출시가 된지도 한창 지났다.
비교적 근접한 개봉소식이 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쯤. 미국내 3000~4000개 극장 와이드 릴리즈의 꿈은 결국 1500개로 마무리 되었다.
'줄을 서고 있다'던 메이져 배급사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결국 해외제작 작품을 전문으로 하는 배급사인 프리스타일이 [디 워]의 배급을 맡게 되었고.....
물론 1500개 관은 나쁘지 않은 성과다. 미국의 메이져 필름이라 해도 중소 규모에서 1500개라면 분명 엄청난 규모니까.
하지만 저 상태에서 얼마만큼의 흥행이 되어야 심감독이 이야기한 '전 직원 30억씩 쫙쫙 뿌려주는 지경'이 될지.
불가능해 보이는 이상에 대해 도전하는 노력은 물론 칭찬 받아야 한다.
하지만 마치 등차수열의 증가처럼 뭔가 초기에 성공이나 노력에 대한 단서가 붙어야 할 것 아닌가. 엄청난 예고편이라던지 마케팅 태그 라인이라도 말이다.
영화 게시판 다녀본 사람들은 다 안다. 저 기사들에서 이야기한 '테스트 시사본'이 1년이 지나도, 2년이 지나도 같은 시퀀스의 반복이었다는 것을.
도전정신도 정신 나름이지. 경쟁 대상에 대한 가늠없이 (그 기라성같은 영화들을 왜 꼭 '경쟁 상대'로 상정하고 깍아내려야 하는지도 사실 이해가 잘 안간다.) 무조건 내것이 짱이야라는 식의 교만함이 점철된 발언은 심감독 자신의 언변에 대한 어눌함을 고려하더라도, 큰 프로젝트의 수장으로서의 부족한 소양의 소치에 다름 없다.
2004년에서 2005년까지의 기사들을 보면 '용가리의 실패때문에 말을 아끼고 있다'라고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지금까지 나온 한국 영화들 중 아마 가장 말을 많이 늘어놓은 영화가 아닐까 싶다.이제 정말 가시화의 단계가 되긴 했다. 티저 예고편도 나왔으니까.
[디 워]의 완성도에 대해 미리 짐작해서 말 할 필요는 없다.
뭐가 뭐든 영화를 보고 평가할 일이니까.
하지만 [디 워]가 아무리 멋진 완성도를 보인다해도, '기획자 심형래'에 대한 내 반감은 여전할 듯하다. 선장 하나만 오매불망으로 믿고 7년을 달려온 수많은 스탭들의 기대감이 검증안된 연출자의 지지부진한 추진력때문에 넝마가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심형래는 충분히 지탄 받을만 하다.
그 과정에서 개봉연기에 대해 겸손하고 겸허한 태도를 보여줬다면 누구러졌을만도 했건만.. 누구 말마따나 심형래 감독이 지난 3년간 입방정만 안떨었다면 안티가 지금의 20% 수준으로 떨어졌을 거다.
인터넷에 올라온 시놉시스들을 갖고 네티즌들의 공방전도 한창이다. 유치하다는 둥, 오히려 외국 시장에서는 어필할 수 있는 소재라는 둥..... 이 모든 갑론을박들에 대해서 심형래 감독은 확실히 최근에 말을 아끼고 있긴 하다. 하긴 그도 쇼비즈계의 사람인데 자신의 설화가 어떤 일들을 초래했는지 미약하나마 깨달았겠지....
아무튼 성공해야지. 그래야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고 한국 영화계에도 좋은 소식이 되지 않겠는가. 특히나 심형래 감독을 믿고 따라온 스탭들과 투자자들에게 있어서는. 그리고... 부디 다음 영화부터는 뭔가 잡혀진 계획과 무거운 입을 갖춰주시길. 하지만 단순히 '애국심 때문에라도 '디워'를 성공작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엔 동감 못하겠다. 재밌으면 성공작인거고, 아니면 실패작인거다.
아무튼 이것이 1999년 개봉날 [용가리]를 보러갔던, 그리고 [디 워]가 개봉한다면 애증의 마음으로라도 꼭 극장가서 보겠다고 결심하고 있는 나의 솔직한 속마음이다.'AROUND ME > My Thoughts'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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