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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사랑 (Enchanted / 2007)CULTURE/Movies 2008. 1. 13. 03:03
감독 : 케빈 리마
출연 : 에이미 애덤스, 패트릭 뎀시, 제임스 마스덴, 수잔 서랜든
작정하고 만든듯한 디즈니 뮤지컬의 실사화.
오랜만에 보는 고색 창연한 2D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마녀의 마법으로 인해 실사로 확장이 된다. 엄밀히 말하면 실사와 만화의 결합이 아닌 '전환'이니까 기술적인 부분으로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는 시도.지젤의 만화버젼
지젤의 에이미 아담스 버젼
따라서 관건은 실사 배우와 만화 캐릭터가 함께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사로 고전 만화의 상황을 구현'해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Enchanted]가 제일 뒤집어지게 만드는 장면은 영화 중간에 세번 정도 삽입되는 뮤지컬 장면.
특히나 그 중 압권은 영화 중반, 센트럴 파크에서 펼쳐지는 "That's How You Know". 디즈니스럽기 그지 없는 곡이 이어지는 것도 그렇지만, 주변 캐릭터들이 적절하게 끼고 빠지면서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은 확실히 '진정한 실사화 컨버젼'처럼 보인다.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90년대 중반 디즈니 음악의 완연한 부활이다. 상복많은 알란 멘켄과 스티븐 슈워츠... 이번 오스카상 시상식 (물론 열린다면)에서 또 한번 힛트를 기록할지도.
아마 많은 이들의 호평이 여기에 포커스를 맞추지 않았을까. 90년대를 관통하며 고고히 이어왔던 디즈니의 넘버들을 실사에서 만나게 될줄 누가 예상했겠는가."That's How You Know"
물론 수훈은 애니메이터들이 아닌 배우들에게 있다. [준벅]에서 정말 눈여겨 보지 않을 수 없었던 에이미 애덤스는 이번에도 '그녀 아니면 소화하기 힘들' 역을 해냈다. [준벅]을 기점으로 거의 전방위적인 활동을 구가하던데, 어두운 역에도 한 번 도전해도 될듯. 사실 캐릭터가 [준벅]에서와 비슷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에드워드 왕자역의 제임스 마스덴은 이번에도 사랑하는 여인이 다른 남정네에게 빠지는 것을 목도하는 비운의 역할. (진짜 이 배우는 왜 이런 역할만 맡는거냐) 게다가 오버스럽고 나사 하나가 빠진듯한 캐릭터여서, 이전의 영화보다도 오히려 더 그 비운이 짙게 드리워진다...만 그럼에도 그 낙천적인 모습때문에 미소를 머금게도 한다. 사실 정극이 아닌 이런 코믹 연기는 거의 처음인데 낭랑한 목소리 울려대며 나름대로 잘 소화해 낸다.에드워드 왕자역의 제임스 마스덴. 그래봤자 엑스맨, 노트북, 수퍼맨 리턴즈에서 하던 역할의 반복 수준.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수잔 서랜든의 마녀 연기도 반갑다. 히스테리컬하면서도 도도함을 잃지 않는... 최후가 좀 썰렁하긴 했지만, 적어도 출연하는 장면마다는 에너지가 넘쳤다. 사실 서랜든과 비슷한 나이대의 다른 배우들이 많이 생각날만 하지만 뭐, 서랜든도 적역임엔 분명하다."내 마법으로 혼나보련?", "난 전직 사이클롭스였고 수퍼맨이 내 와이프랑 뜨거운 사이라구"
패트릭 뎀시는 그냥 모범스런 역할. 아마 그의 등장은 [그레이 아나토미]의 팬들에게 더 어필할 만한 듯. 그럭저럭한 뉴욕의 여피족 모습은 사실 닥터 셰퍼드의 느낌과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내가 왜 갑자기 노를 젓고 있는거지?라고 하는듯한 표정.
뮤지컬 부분의 임팩트가 쎄고 깨는 유머가 적재적소에 있지만, 오히려 디즈니의 정통 2D 애니메이션때보다는 느릿한 느낌때문인지 지루한 감이 있다. '생각만큼' 재밌지는 않았던 영화. 중간중간 디즈니 매니아들을 위한 숨은 코드들이 있다고 하는데 잘 안찾아진다. DVD보다는 OST가 더 기대되는 영화.
한편으로 디즈니에게 있어서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패러디나 뒤틀기라 하더라도 원전들에 대한 애정이 담뿍 담겨 있음이 술술 드러난다. 이젠 타성에 젖은 비틀기 전략때문에 슬슬 지겹다는 원성을 듣고 있는 드림웍스가 타산지석으로 삼아도 될 듯.'CULTURE > Mov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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