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블루투스라는 이름의 유래는 그러나, 이빨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아니, 어떤 점에서는 관계가 있다고 봐야 할까?)
2년 전 인텔의 개발자인 Jim Kardach는 모바일의 새로운 강자가 될 새로운 칩셋의 개발을 지켜보다가 10세기 덴마크의 Harald Blatand 대왕을 떠올렸다고 한다. Harald 대왕은 덴마크와 노르웨이를 통일한 유명한 정복가인데, Jim이 보기에 새로운 칩셋의 역할이 바로 그러한 '통일' 즉, 인접한 기계간의 통일이 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Jim은 새로운 칩셋을 Harald 대왕의 이름을 본따 Blue Tooth라 부르기 시작했는데, 이 별명이 굳어져서 공식적인 명칭으로 발전하게 된다. Harald Blatand가 바로 Blue Tooth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연을 가진 블루투스는 결국 등록상표까지도 고대의 문자인 룬(Rune)을 사용하고 있다. 최첨단 기술이 고대의 문자를 상표로 사용하고 있다니, 재밌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출처 - 세티즌 (http://cetizen.co.kr)
이렇듯. 요즘 최고의 화두가 되고 있는 블루투스. 곧 국내에서도 대중화가 될 듯하고 많은 소형, 가정기기에 우후죽순처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막상 새로구입한 노트북에는 블루투스 모듈이 없었고, 곧 나올 모델에 달릴 예정이지만 버젼이 하위버젼인 1.2 라고 한다.
해서... 아예 노트북에다가 블루투스를 다는 강행군을 시도했다.
우선 구슬이 있어야 서말이든 너말이든 꿸 수 있을것 아닌가. 다행이 연초에 블루투스의 밝은 미래를 예상하며 사놓은 블루투스 헤드셋이 있었다. 이름은 I-Phono. 미국 블루테이크 사 제품이다. 블루투스 기기가 없는 동안에는 함께 동봉된 오디오 동글(음향신호를 블루투스 신호로 페어링 해줌. 블루투스가 없는 기기와 함께 사용)을 사용했다. 이젠 노트북이 블루투스를 지원하니 동글이가 필요없다. 동글이 안녕~!!
이 헤드셋은 패션과 음향만큼은 확실하다. 색깔별로 다양한 패드가 있어서...
이렇게 바꿔 끼울 수도 있다.
페어링 (동기화) 버튼과 불륨 조정, 그리고 블루투스 전화기와 연결할때 쓰는 송화부
얼마전 가입한 P-1510 사용자 모임에서 공동구매 형태로 블루투스 장착을 했다. 원리는 간단했다. USB 포트에 연결하는 블루투스 모듈을 기계 내에 장착하고 허브를 이용해서 내부에서 USB 포트를 하나 더 연결하는 것이다.
물론 간단한건 설명뿐이다. 실제 작업은 아래처럼 복잡하다.
사진 출처는 http://www.walkpc.com
내가 학부전공을 살렸다면 익숙한 광경이겠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작업이었다. (혹은 어마어마한 작업처럼 보였다.) 자체 개조임에도 불구하고 후지쯔에 A/S부분에 대한 의견도 조율했다고 한다. (대단한 동호회다.)
물론 블루투스 모듈과 허브는 따로 구입해야 했고 여기에 공임비가 추가되었다. 작업은 20여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출근길에 용산의 소리통님 사무실에서 잽싸게 수술을 마쳤다. 덕분에 새로 나올 모델보다 더 우수한 2.0 버젼의 블루투스가 장착 되었다.
장착을 끝내자 시스템이 블루투스 모듈을 인식했다.
블루투스 모듈과 함께 제공되는 시디를 사용해서 블루투스 유틸을 설치했다. 그러면 이런 아이콘이 생기는데, 바로 블루투스 기기를 연결하는 역할이었다.
실행하자마자 외부에 있는 블루투스 장치를 자동으로 검색했다. 이때 헤드셋도 전원을 켜고 페어링 버튼을 눌러서 동기화에 응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그러자 아래처럼 장치 검색을 시작했고, 1초도 안되어 내 헤드셋을 찾아냈다.
고유번호 등록을 위해 핀넘버를 입력해야 했다. (핀넘버는 헤드셋의 매뉴얼에 있는 0000) 그리고 최종으로 이름을 입력하니 아이콘을 생성했다.
바탕화면에 Phono Headset 이란 아이콘이 생겼다. 이제 헤드셋으로 음악을 들으려면 헤드셋의 전원을 켠 뒤, 이 아이콘만 클릭하면 자동으로 노트북의 음향이 헤드셋으로 전환된다.
MP3 대용으로 사용해봤다. 우선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에 듣고 싶은 음악파일 리스트를 넣은 뒤 재생을 시작했고 노트북은 가방에 넣었다. 그 상태에서 가방을 매고 헤드셋으로 음악을 듣는 방식. 아쉽게도 선곡의 전후 선택은 할 수 없었다. (헤드셋이 지원을 안했다.)
블루투스 헤드폰은 음향이 안좋다는 정설이 있지만, 이 아이포노 제품은 비싼만큼 비교적 공인받은 음향을 들려준다. 사무실에서 방송국 오가는 동안 아주 편안한 음악 감상이었다. 선이 없다는게 실제로 얼마나 큰 차이인지 실감할 만하다.
대 만족이었다. 이것만으로 PMP나 MP3 의 대용이 되기에 충분했다.
다만 노트북으로는 작다 해도 MP3 플레이어 보다는 크다는 (운동같은 것을 할 때 들을 수가 없다) 단점과, 배터리의 문제가 남아 있다. 배터리는 1510의 대용량 배터리가 6시간을 버틴다고 하니 이것을 기다려 볼만 하겠지.
크기는... 역시 내년에 핸드폰 바꿀때 블루투스 내장형으로 바꿔야 할듯 하다. 그 전까지는 운동하면서 음악은 못 듣겠구만. 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