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보드 게임 디자이너인 볼프강 크레이머의 작품으로 1986년 독일 올해의 게임상을 수상했던 작품. 국내에서도 해적판으로 발매된 적이 있는 게임이다. 제목과 박스 커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스파이들간의 암투를 게임으로 담아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007이나 미션 임파서블 같은 스파이들 보다는 회사 기밀을 빼돌리는 산업 스파이에 더 가까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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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구성물은 큼지막 하면서도 보기에 좋다. 콤포넌트가 단순하다고 게임 룰이 쉽다는 보장은 없지만 이 게임의 경우는 그렇다. 그야말로 5분이면 끝나는 심플한 룰은 게임의 접근성을 좋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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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들은 붉은색 패스포트 카드를 배분받고 자신의 스파이를 확인한다. 그러나 자신의 정체를 아는 것은 자신뿐. 목적지에 다다르기 전까지 자신의 정체를 최대한 숨겨야 한다.
플레이 방법은 단순하다.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만큼 스파이 말을 움직인다. 특이한 것은 주사위 수의 한도 내에서 여러개의 말을 동시에 움직여도 된다. 이는 물론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남의 말까지도 적당히 움직이면서 연막을 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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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금고가 있는 위치에 누군가가 다다르면 즉시 점수 계산이 된다. 그 즉시 각각의 스파이 말이 있는 곳의 점수만큼 점수 마커를 전진시킨다. 0점부터 10점까지의 점수 분포가 있고, 10점을 주는 교회와 0점짜리 건물 사이에는 감점 3점짜리 건물도 있다. 물론 감점에 걸린 스파이의 점수마커는 3칸만큼 후진시킨다.
목표는 42점을 먼저 내는 것이기에 자신의 말만 부지런히 옮겨야 할 듯 하지만 그러다가는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고 견제에 들어갈 수도 있다. 결국 이 게임은 어느 정도의 언론 플레이가 작용한다. 뻔뻔한 표정과 너스레. 이 게임의 필수 요소다. 물론 점수 마커가 42점 근처에 이르면 막판 스퍼트도 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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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점수 마커가 42점을 넘어가면 그 즉시 게임이 끝난다. 그리고 나서 각자의 패스포트를 공개한다. 각자의 점수마커 위치에 따라서 순위가 결정된다.
지극히 심플한 룰. 여기에 변주를 주기 위해 옵션룰도 존재한다. 옵션룰의 적용은 사람에 따라 호오가 작용하지만, 내 경우에는 옵션룰이 있는 편이 훨씬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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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룰은 두 가지. 하나는 누군가의 점수 마커가 29점을 지났을때 각 플레이어가 생각하는 참가자의 정체를 미리 기록해 놓는 거다. 게임 종료후 기록해 놓은 사항을 체크해서 맞출 경우에는 추가로 5점을 준다. 잘하면 결정적인 역전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 한가지는 주사위 1-3이 나오거나 어떤 스파이 말을 폐허로 집어넣을때 받는 특수 카드 사용이다. 특수카드는 손에 4장까지 지닐 수 있는데 그야말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사용 한도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이 룰을 적용할 경우는 그야말로 카드 전쟁이 되기 일수다. 아마 이 점이 옵션룰의 호오도가 갈리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일듯.
심플하게 설명되고 나름대로의 눈치싸움이 얽히는 파티게임 분위기는 좋다. 하지만 확실히 플레이어들의 특성을 타게 되는 게임인 것도 사실이다. 초심자들에게 적절한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