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효과 사용의 대가라는 수식어가 붙어있긴 하지만 스필버그의 연출은 사실 정말 심플한데서 빛을 발한다. 연극적인 상황을 연출하는 것도 그 중 하나.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Precock 인 아가다와 앤더튼의 대화 장면 역시 나에게 인상이 깊었던 장면
Precrime 의 구속 시스템에서 나온지 얼마 안되어 몸조차 못가누는 아가다. 그런 그녀를 부축하는 앤더튼. 그 서슬에 부둥켜 안은 자세가 되어 둘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게 되고, 화면은 그 상황에서 정색을 한 채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보여준다.
"그냥 가요...아직 안 늦었어요. 그냥 가요"
"안돼, 내 미래를 알아야 돼"
"제발...."
"난 그를 안 죽여, 누군지도 몰라"
미래를 볼 수 있는 여자와, 그 미래를 바꾸려는 남자. 그 두 사람이 바라보는 미래는 다른 방향이다. 한 몸으로 뭉친채 두 사람의 얼굴이 다른 곳을 보며 나누는 절박한 대화는 잠시후에 있을 예언 실현에 대한 비극의 전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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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케이블에서 하는 것을 지나가다 슬쩍 봤는데... 이 장면 하나로도 띵한 느낌이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