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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3 (Spider-man 3 / 2007)CULTURE/Movies 2007. 5. 5. 22:58
감독 : 샘 레이미
주연 : 토비 맥과이어, 커스틴 던스트, 토퍼 그레이스, 토마스 헤이든 처치,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오매불망 기다린 여름 블럭버스터 포문.
재미있게 봤지만 실망도 컸다. 악당의 머릿수가 늘어날수록 산만해지는 구성이야 어쩔 수 없었다 치손, 그런 산만함이 걱정되면 피터 파커 주변의 변화도 뭔가 좀 다이제스트 하게 가지 않아야 했을까?
(이하로는 잠재적 스포일러 다수)그런 점에서 호오가 엇갈리는 피터 파커의 '삐뚤어질테다' 버젼이 좀 늘어지게 느껴지는게 심했다. 어울리지 않는 춤에 여자들에게 총쏘기 추태...한 30초만 보여줘도 괜찮았을텐데 계속 질질 끌더니만 결국 MJ가 일하는 바에서는 쇼까지 보여주고. 하긴 샘 레이미가 이런 생뚱맞은 뮤지컬 분위기를 좋아하긴 하나보다. 2편에서 '영웅노릇 관두고 범생이 모드'가 된 피터 파커의 일상을 보여주며 "Rain drops Keep Falling on My Head"가 나올때도 좀 그런 분위기드니만.
(참고로 피터 파커는 이 영화에서 MJ가 바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 두 번에서 다 방해를 한다. 좋은 의도든 나쁜 의도든. 암튼 눈치 대빵 없는 남친같으니라고...)
이때까진 분위기 좋았는데....
오해, 복수, 분노, 갈등, 용서, 화해의 서브텍스트가 그야말로 수많은 캐릭터들 사이에서 오가고 이때문에 지루함도 덜하지만, 여기에 당위성을 주려고 갑자기 생뚱맞은 일들도 많이 일어나기도 한다. 피터 파커와 MJ의 러브라인은 짜증이 좀 나기도 할 정도. 영화에서 당위성이란 잣대를 갖다대고 논하려면 밑도 끝도 없는 것 알겠지만 어찌된게 캐릭터들의 심경변화가 전혀 와닿지를 않으니.생뚱맞기로는 마지막 샌드맨의 심경변화도 마찬가지. 대보름날 떡치듯이 스파이더맨을 두들겨패던 그가 왜 갑자기 천사표 얼굴로 용서를 구하는걸까? 아무래도 평면적인 캐릭터를 만들기 싫었던 감독의 욕심이었다는 생각밖에.....
하지만 그중 최고는 집사의 한마디로 사람이 바뀌는 해리 오스본!죽을둥 살둥 러닝타임 내내 피터 파커를 죽이겠다고 이를 갈던 해리...
이젠 그 멀끔한 얼굴의 반쪽까지 잃어서 그 복수심이 극에 달할만 한데....
피터 파커는 갑자기 뭔 깡으로 도와달라고 협조 요청을 하고...
도대체, 도대체, 도대체, 오스본네 집사는
1편에서 있었던 일을 어찌 그리 오래동안 묻어두다가 갑자기 내뱉는 것이고....
어찌 그 한마디로 해리는 갑자기 심경변화를 일으키는 것일까?
그래도 이것으로 인해 보여지는 수퍼캐릭터들의 태그매치는 볼만했으니.. 넘어가자.
또 하나. 샘 레이미는 과유불급이란 명제를 잘 모르는듯 하다.
데일리버글의 편집장에게 약먹을 시간을 알리는 비서의 에피소드, 카메라 파는 꼬마의 에피소드 등... 유머를 자아내는 장면은 분명 많지만 너무 길다!
특히 그 절정은 (웃기는 장면은 아니지만) 마지막 전투에서 마치 프로레슬링 장면인마냥 친절하디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 리포터. 뉴욕 시민의 사랑을 받는 수퍼히어로의 위기라는 것을 실감케 하기위해 시민들의 겁먹은 얼굴을 배경으로 "믿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스파이더맨의 마지막이 될지도..." 따위의 멘트를 나불거리게 하지만... 솔직히 맘속으로는 "다 알거든!"이라는 외침이 징징 울릴 정도였다.
아, 너무 까칠한가.. 그렇다면 좋았던 것
액션은 좋았다. 사실 2편의 기차씬만큼 긴박했던것은 없지만 그래도 분명 중력의 영향을 받는 스파이더맨의 거침없는 비상과 스케일은 시원시원했다. 샌드맨의 그래픽은 감탄할만 했고 존재감은 약했지만 샌드맨의 캐릭터 자체도 좋았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2:2 파이트 때는 손에 땀을 쥐는 듯했고.퍽~~... 어머나?
출연 비중이 짧아서 아쉽다는 소리도 들리지만 토퍼 그레이스가 연기한 에디 브록과 베놈도 좋았다.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들에 비해 에디 브록은 충분히 천박스럽고 위험스러운 캐릭터였다. 피터 파커-MJ-해리 오스본의 분위기가 산만해 질때쯤이면 오히려 에디 브록의 출연이 기다려졌을 정도니. 배우때문에 생기는 편견이기도 한데 그웬 스테이시도 좋았다. 순전히 끼워넣기 캐릭터였지만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좋아서리...
아쉬운 점과 좋은 점의 비중의 차이가 현격하구나. 어쩌겠는가. 나한텐 영화가 그랬는걸. 재감상 욕구도 제로다. 사실 1,2편도 아쉬운 점이 슬슬 보였었는데 3편에선 엄청난 정도다. 그냥 여름시즌의 포문의 의미로만....'CULTURE > Mov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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