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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de의 일상, 대중문화, 그리고 보드게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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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메론 디아즈의 새 영화 [The Box] 원작에 관한 이야기
    CULTURE/Movies 2009. 7. 31. 03:34


    10월 개봉 예정인 카메론 디아즈의 새 영화 [The Box]의 예고편이 공개 되었습니다.

    26살의 나이로 정신분열적인 영화 [도니 다코]를 만든 리차드 켈리가 다음 작품인 [사우스랜드 테일]의 흥행/평론 참패를 딛고 새롭게 발표하는 작품이죠.  [도니 다코]도 뒷맛이 독특한 영화였고 (사실 이해가 잘 안되어서 한 번 더 보고 싶긴 합니다. 한 번 더 본다고 이해가 될지는 모르지만), [사우스랜드 테일]은 제작사의 가위질에 감독이 울분을 토했고, 깐느에서 만장일치의 혹평을 받은 영화인지라 그다지 땡기지는 않는데요...

    그러나 이 영화 [The Box]에 관심이 생기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일단 예고편부터.



    예고편을 보면 알겠지만, 이 영화의 내용은 단순합니다. 착하지만 가난하게 살던 두 부부에게 어느날 수상쩍은 상자가 하나 배달 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정체모를 낯선 이의 방문을 받고요. 상자에는 버튼이 하나 달려있는데, 낯선 이가 이야기하는 버튼의 기능은 두 가지. 첫째. 그 버튼을 누르면 두 부부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죽게 된다. 둘째. 그리고 부부는 백만달러를 받게 된다.

    완벽한 모랄 해저드죠.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될 법 하지만, 돈이란 건 사람을 그만큼 변하게 합니다. 이때부터 재미있는 딜레마가 시작되는 겁니다.

    일단 스토리가 '재미'있습니다. 그 결말이 어찌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묘한 상황의 갈등을 자아내는 스토리는 흥미를 끌게 마련이죠.

    [The Box]의 원작은 1970년 리차드 매서슨이 플레이보이지에 썼던 단편입니다. 원제의 제목은 [Button, Button]이었죠.

    리차드 매서슨은 윌 스미스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의 원작인 [I am Legend]를 비롯해, 로빈 윌리암스가 죽은 가족을 찾아 사후 세계로 여행을 떠났던 영화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원작인 [What Dreams May Come]등의 작품을 썼던 작가입니다.

    매서슨은 수많은 단편들을 썼는데, 그 중 몇가지는 티비 시리즈인 [Twilight Zone]의 에피소드로 사용되었습니다. [환상특급]으로 잘 알려진 [Twilight Zone]의 80년대 버젼 시리즈는 (오리지널은 50년대에 방영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소개된 적 있죠.

    30대나 40대라면 아마 80년대 버젼 [환상특급]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리고 매서슨의 단편 [Button, Button]은 [환상특급]의 첫번째 시즌에서 같은 제목으로 방영되었습니다.

    조 단테가 연출한 [그림자 인간], 떠올리기만 해도 섬뜩한 [할머니], 브루스 윌리스가 나왔던.... 제목은 기억 안나는 자신의 분신 나오는 에피소드 등 수많은 에피소드가 기억나지만 이 [Button, Button]은 생각이 안나는군요. 그 당시 국내 방영순서가 미국과는 달랐고, 상황에 따라서는 방영이 되지도 않은 경우도 있으니 아예 방송이 안되었을 수도 있지만요.


    경고 : 티비시리즈 [환상특급]의 에피소드 [Button, Button]과 리차드 매서슨의 동명소설의 결말을 알기 싫다면 이하의 글은 읽지 마세요.


    하지만 유튜브가 있습니다. 20분 분량의 에피소드를 2회분에 나눠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 [The Box]의 '가난하지만 착한' 부부와는 달리 티비판의 두 부부는 아주 찌들고 신경질적인 모습이군요. 특히나 골초인 아내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시간이 없으시거나, 기타 등등의 이유로 동영상을 스킵하시는 분들을 위해 내용요약. 일단 영화판에 소개에서 이야기한 도입부는 똑같습니다. 다만 돈의 액수가 20만 달러입니다. 80년대에는 큰 돈이었겠죠.

    그리고 낯선 남자의 제안을 받고 고민하던 부부는 결국 상자안에 어떤 장치가 있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분해를 합니다. 그리고 결과는....



    박스는 무슨 장치가 있는게 아닌 텅빈 상자였을 뿐이고 남자의 제안이 사기라고 생각한 남편은 상자를 버립니다. 하지만 욕심을 버릴 수 없었던 아내는 결국 상자를 가져와서 버튼을 누릅니다. 아무 일도 안 일어난 채 하루가 지나고...

    그 다음날 정체불명의 남자가 찾아오고 약속대로 20만 달러를 건넵니다. 아내는 누군가 죽었냐고 묻고 남자는 물론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떠나려는 남자. 황당해진 부부는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냐고 묻습니다. 남자는 대답합니다.

    "이제..이 박스는 다시 세팅되어서 누군가에게 전해질 것이오.
    (아내를 바라보며) 당신이 모르는 그 누군가에게...."


    으시으시하죠.

    70년도에 나온 원작의 결말은 달랐다고 합니다. (참고로 원작에서 돈의 액수는 5만달러였다고 합니다.) 원작에서는 아내가 버튼을 누른 뒤 남편이 사고로 죽게 됩니다. 놀란 아내는 "왜 내가 아는 사람인 남편이 죽은거냐"라고 묻고, 정체불명의 사내는 대답하길.. "당신은 정말로 남편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라고 대답 한다네요. 

    뭔가 좀 사변적이죠. 개인적으로는 환상특급 버젼의 결말이 더 좋네요. (원작자인 매서슨은 티비 버젼의 각색된 결말을 싫어했다고 합니다.)

    부부로 나오는 제임스 마스덴과 카메론 디아즈


    관건은 이 짧은, 짧을 수 밖에 없는 단편을 어떻게 장편 영화로 늘릴 것이냐는 문제입니다. 러닝 타임이 긴 영화가 될까요? 글쎄요. 리차드 켈리는 전작인 [사우스랜드 테일]을 2시간이 넘는 영화로 만들었다가 제작사의 지탄을 받은 경력이 있으니 이번에는 좀 조심할 지도. 그렇다해도 장편 영화는 장편 영화입니다. 몇 페이지 짜리 단편 소설이나 20분짜리 티비 에피소드와는 전혀 다르죠. 대중들에게 소설과 티비 버젼의 결말이 오픈 되었으니 그대로 따르지는 않을거 같기도 하고요. 보아하니 아들 이야기도 나오고 복잡해지긴 할거 같군요.

    맘에 드는 배우들인 제임스 마스덴과 카메론 디아즈가 출연하니 그래도 기다려 봐야죠. 늦 가을에는 이렇게 으스스한 서스펜스 영화가 어울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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