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올림푸스 E-620을 말그대로 생애 첫 DSLR로 사용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나마 작은 모델을 산다고 했음에도 DSLR 은 DSLR이라 그 덩치가 어디 가지를 않았고, 특히 DSLR이 보여줄 수 있는 가용한 많은 세팅들을 본인이 십분 활용하지 못하는 바람에 '이러니 똑딱이나 DSLR이나 나에겐 똑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다가 소니 스타일 매장에서 NEX 시리즈를 보고 뿅 가버렸습니다. 특히 동영상 찍을일이 점점 생기면서 산요 작티와 올림푸스를 오가는데 불편함도 느꼈는데, NEX-5 같은 경우에는 무료 Full HD 동영상까지 찍을 수 있다하니 놀라울 따름. 그래서 올림푸스와 작티를 동시에 팔아버리고 그 돈으로 NEX-5를 샀습니다.
물건 구하기 힘들었습니다. 8월 19일 현재 NEX-5 를 파는 옥션 혹은 지마켓 업자들도 대부분 물량이 없이 예약만 받는 상태일 겁니다. 아내가 늘 줌되는 렌즈를 원했던 지라, 이번에는 아예 16m / 18-55m 더블킷을 사려고 했는데, 오픈마켓들은 죄다 당장 구할 수 있는 것처럼 해놓고 예약이더군요. 처남의 지인분을 통해 알아보니, 정품을 살 경우 더블 킷은 본사 정책으로 (마치 아이폰처럼) 어떤 매장이든 추가 사은품을 주면 주었지, 할인은 안된다고 하더군요. (더블킷 가격은 1,098,000 원입니다.)
그래서 내친김에 2만원을 내고 소니 프리미엄 회원에 가입을 해버렸습니다. 프리미엄 회원은 스토어에서 구매시 2% 적립이 되는데, NEX-5 더블킷의 경우 2만원 좀 넘게 적립이 되고, 또 가입시 첫 구매 쿠폰 5% 할인이 되어서 실제로는 정가보다 조금 싸게 살 수 있었습니다. 또 뽐뿌받은 주변 지인이나 친척들 중에 구매 예정자가 있어서 대신 구매해 드리고 마일리지 얻을 요량도 있었고요.
문제는 물건이 없다는거. 그래서 소니 스타일 매장 직원과 상담을 했습니다. 워낙 물량이 야금야금 들어와서 재고 확보의 확답을 못해준다길래, 입고되면 일절의 변심 없이 그 즉시 구매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더니 한 2주 정도 기다리고 나니 전화가 왔습니다. 너무 급해서 그냥 카드 번호 알려주고 배송해달라고 했습니다. 유선상인데도 쿠폰 적용과 마일리지 적립을 착착 해준 매장 직원에게 감사할 따름. 물건은 그 다음날 왔습니다.
박스는 평이합니다. 애플만큼 스타일리시 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깔끔합니다.
정말 단촐하죠. 18-55 렌즈가 마운트 되어 들어 있고, 그 옆에 몇개의 구성품이 있습니다. 짜잘하게 구성품이 많은것 보단 필요한것만 있는게 좋긴한데... 근데 소니는 나중에 필요한걸 추가로 살때 돈이 많이 들기로 유명하긴 하죠.
CD, 보증서, 추가로 지름신을 부르는 주문서인 렌즈/악세서리 카달로그. 오른쪽 위에는 정품 등록 후 마일리지를 추가로 주는 안내서인데, 좀 문제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제품 구매나 이런 것들은 대부분 소니 스타일 사이트에서 진행되는데, 저 제품 등록은 소니 공식 홈피를 가서 해야합니다. 좀 번잡 스럽죠.
부대 구성품. 스트랩, 후드, USB 케이블, 그리고 오른쪽은 플래시입니다. 경량화/소형화를 위해서 기본적으로 플래시나 뷰파인더가 장착되어 있지 않습니다. 과감한 삭제이긴 하지만... 올림푸스 쓸때도 플래시나 뷰파인더를 거의 안봤던지라 오히려 더 맘에 들었습니다.
배터리와 충전기. 슬라이딩식으로 끼워지게 되어 있습니다. 배터리도 좀 작은편입니다. 몇몇 리뷰에서 NEX-5 의 배터리 조루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하던데, 60% 정도 충전한 뒤 강남 모임 가서 두어시간 켜놓은 채로 찍었음에도 40% 정도 남아 있더군요. 아직까지 배터리 조루가 크게 체감되지는 않습니다.
중이 제머리 못깎는다고, 구성품 소개 사진은 죄다 아내의 카메라로 찍고 있습니다. 18-55 렌즈를 마운트 한 상태입니다.
16 m 렌즈 모습. 안쪽 보호 후드가 있습니다. 당연히 18-55 렌즈와 공용입니다. 어떤 렌즈도 마운트 하지 않았을 경우에 바디의 미러를 보호할 수 있는 후드가 없기 때문에 늘 하나의 렌즈는 마운팅 해놔야 합니다.
18-55 렌즈.
16 렌즈 장착 모습. 렌즈의 지름이 오히려 본체보다 더 높습니다. 그래서 세워놓으면 본체가 약간 눕혀지는 느낌까지 들 정도입니다. 좀 언발란스 한데, 어쨌든 '작다'는 유세는 한층 더 떠는 듯 합니다.
작은 카메라다 보니 공간 효율에 엄청 신경을 썼습니다. 배터리 삽입부 바로 옆에 메모리 카드가 들어갑니다. SD나 소니 메모리 스틱 두 종류.
버튼도 많지 않습니다. 조그셔틀과 메뉴버튼, 셔터, 화상보기 버튼 정도? 일반적인 DSLR 에서 필요한 세팅을 위해서는 무조건 메뉴로 들어가서 일일이 변경을 해줘야 합니다.
어찌보면 이 점이 세심한 세팅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최대의 쥐약이 될 듯 합니다. 신속하게 노출이나 WB를 맞추려고 해도 일일이 메뉴 안으로 들어가야 하니 답답할 수 도 있겠죠.
한편 그 자동스러움(?)이 NEX-5 가 내세우는 강점이기도 합니다. 주요 촬영방식인 자동설정은 현재의 광량이나 상황을 파악해서 무조건 강제적으로 최적의 촬영 세팅을 해줍니다. 똑딱이 수준에서 조금 더 올라온 유저들에게는 편한 부분이겠죠. 양날의 검이라 생각 됩니다.
상단 버튼도 전원, 셔터, 화상보기 버튼. 끝.
이 제품의 강점 중 하나인 틸트 LCD. 올림푸스 620 을 구입했을때도 틸트 액정때문에 산 것인데... 근데 실제로 사용하다 보면 틸트를 측면으로 꺼내서 스위블 시키는 방식이 너무나 너무나 불편했습니다. 대부분 LCD 노출은 시키는 편일텐데 굳이 바디 안쪽으로 넣을 필요도 없거니와 티트를 구현하려면 결국 빼서 돌리고 올려야 하는게 불편하더군요. 셀카 찍기엔 좋았지만... 누가 DSLR 로 그토록 셀카를 찍을 것인가.
아무튼 NEX의 틸트는 그냥 꺼내서 상하로 보는 방식입니다.
이처럼 밑에서 위를 볼때의 틸트 각도가 그 반대의 경우보다 조금 작은 편입니다.
아까 얘기한 메뉴 화면. 처음에 쓸때는 마치 MS 오피스 쓸때 나오는 강아지 마냥 도움말이 시도 때도 없이 나와서 답답할 지경이었는데, 설정에서 도움말을 없애 버리니 훨 낫더군요. 빨리 손에 익었으면 좋겠습니다.
후드를 밖으로 뺀 모습.
일부러 투톤 느낌을 보이게 하고 싶어서 렌즈가 은색이니 바디는 검은색으로 샀습니다. (원래 렌즈는 은색만, 바디는 은색, 검은색 두 종류) 후드를 장착하니 뭔가 옴팡진 똑딱이 카메라 느낌이 나네요. 암튼 정말 작습니다. 올림푸스 펜은 명함도 못내밀겁니다.
그냥 몇 장 찍어 봤습니다. 후보정 없고 크롭만 한 사진 몇 장입니다.
회사 새 명판. 적당한 양면 테이프가 없어서 아직도 뒹구는 중.
휴대하기가 편하니 앞으로 자주 데리고 다니며 찍어댈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