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9'. 담배이름으로 제일 잘 알려져 있지만, 까페 이름으로도 종종 보이고... 아마 이런 이름을 가진 가요 팀도 있는 것으로 안다.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천국으로 가는 9번째 계단'을 의미하는데, 말그대로 가장 행복한 황홀경을 의미하는 단어.
보드게임에 심도있게 빠져들다 보니 친구들과 모일때마다 욕심은 조금 하드한 분위기의 게임을 해보고 싶은데, 정작 보드게임을 잘 모르는 친구들에게는 이런 접근이 그다지 용이하지가 않다. 하다못해 [카탄]도 굉장히 설명하는데 복잡하니 말이다.
그래서 입문용으로 좋되 뭔가 참신한 시스템의 쉬운 게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중 하나가 일산 다이스덱 모임때 잠시 즐겁게 했던 이 게임 [클라우드 9] 이었다.
구성품. 아기자기하다.
이것이 바로 기구
각각의 캐릭터 마커와 점수 토큰. 보시다시피 최대 6인용이다.
앙증맞은 주사위. 4개의 풍선 색깔면과 두 개의 블랭크면이 있다.
카드더미. 4개의 풍선색깔 혹은 와일드 카드가 들어있다.
게임의 목적은 50점을 먼저 내는 것이다. 세팅도 간단. 인원수만큼의 캐릭터 마커를 기구위에 올려놓고, 점수 토큰은 모두 Start 위치에 놓는다. 그리고 각 플레이어는 모두 6장의 카드를 받는다.
기구가 위치한 점수 칸에는 주사위의 개수가 그려져 있는데, 플레이어는 자기차례에 해당 개수만큼의 주사위를 굴린다.
주사위를 굴린 결과에 따라 나오는 풍선 색깔 조합을 확인한다. 그리고 주사위를 굴린 플레이어를 제외한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과연 주사위를 굴린 사람이 저 색깔에 해당하는 카드를 모두 갖고 있을까, 혹은 없을까'의 여부를 판단한다.
카드가 있다고 생각되는 플레이어는 기구에 타고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기구에서 내린다.
자. 플레이어는 주사위 결과에 해당하는 카드를 갖고 있었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해당 카드들을 내고, 기구는 한 단계 상승한다.
믿음이 없어 기구에서 내려버린 플레이어들을 뒤에 남기고 T_T. 이제 검은색과 파란색 플레이어는 이번 라운드에서 최고로 받을 수 있는 점수가 2점 뿐이다.
이런식으로 진행을 해나간다. 단계가 높아질 수록 점수도 늘어난다. 플레이어들이 계속 카드를 사용해가기 때문에 점점 신뢰를 하기가 힘들어진다. 일종의 눈치싸움.. 그리고 신념의 게임인 셈이다.
게다가 상위 점수 단계로 가면 점수의 폭이 크게 높아지는 대신 굴려야할 주사위 개수가 늘어난다. 확률이 점점 희박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그러다가 결국 한 플레이어가 주사위 결과에 따라 내놓을 카드가 없게되는 지경이 생긴다. 위의 경우에는 빨간색이 없어서...
기구는 밑으로 떨어진다. 피해를 보는 것은 그때까지 함께 타고 있던 다른 플레이어도 마찬가지. 추락하는 기구에 타고 있던 플레이어들은 이번 라운드에서 점수가 0이다.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자신이 내린 지점의 점수를 체크해서 점수 토큰을 이동시킨다.
라운드 종료 후에는 카드덱에서 카드들을 한 장씩 보충하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방식으로 전개 된다.
점수가 높을수록 눈치싸움이 치열해진다.
가장 높은 점수는 25점. 두 번만 이 점수를 성공해도 50점이 채워진다. 그러나...
확실히 주사위 운에 따르는 게임이지만 나름대로 변수가 있다. 첫번째는 주사위의 빈 면 (Blank). 역시 운의 요소지만 블랭크 면이 많이 나온다면 갖고 있는 카드의 조합이 열악해도 커버할 수 있다.
만약 모든 주사위가 블랭크가 나온다면 그 라운드는 자동으로 한 단계 올라간다.
두번째는 와일드카드. 이 카드는 단 한 장으로 여러장의 카드 조합을 커버한다. 2장이든, 3장이든, 4장이든 와일드카드 하나만 내면 다 오케이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결정적인 순간에 사용하기 위해 와일드 카드를 키핑하게 된다.
대망의 50점을 향해 약진
룰 설명이 1분을 넘지 않는 소픔같은 게임이지만, 재미있는 컨셉으로 긴장감을 충분히 유발시킨다. 보드게임에 익숙치 않은 친구들이 모일때면 워밍업으로 돌리는 오프닝 게임이 아예 되어버린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