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Age of Steam]과 함께 자주 회자되는 인기 게임이다. 역시 원전은 독일산. 프리드만 프리스라는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제작 회사는 '2F spiele' 이란 곳. 이 곳은 독특하게도 발표하는 모든 게임의 제목이 'F'로 시작된다. 파워그리드의 오리지날 독어판 제목도 원래는 [Funkenschlag]이었다고 한다.
다소 콤포넌트가 허접했던 [Funkenschlag]은 이후 재판이 만들어졌고, 이와 함께 영문판도 발표되었다. 바로 이 게임 [Power Grid].
콤포넌트들
보드. 양면으로 되어 있고 한 쪽은 미대륙이다.
다용도로 쓰이는 집 마커
자원들. 갈색은 석탄. 검은색은 석유. 노란색은 쓰레기. 빨간색은 우라늄
발전소 카드. 각각의 자원들로 움직이는 발전소 4종. 석탄/석유를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발전소. 자원이 필요 없는 무자원 발전소가 있다.
돈. 단위는 일렉트로(Elektro)다. 최초 50 일렉트로를 받고 시작하지만, 돈은 이 게임의 목적이 아니다.
게임의 목적은 발전소와 발전망을 확충한 후 가장 최다 세대에 발전을 한꺼번에 일으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3인플일때는 17가구, 5인플일때는 15가구에 제일 먼저 전력을 보내는 플레이어가 승리한다.
자원시장. 초기에는 저급자원들의 가격이 싸다.
이를 위해 따져야 하는 요소는 여러가지다. 우선 자원. 자원은 매 라운드마다 구입해야 한다. 초기에는 석탄이나 석유등 뻔한 자원들 위주로 소요된다. 그러는 동안 효율이 좋은 고급 자원들은 점점 가격이 낮아진다.
그리고 발전소. 각각의 발전소는 필요한 자원당 발전 가능 세대수를 표시하고 있다. 가격이 비싼 발전소일수록 효율은 좋아진다. 그리고 각 발전소는 해당 가용 자원양의 2배를 저장할 수 있다.
발전소 판매. 상단 4개가 현재 시장. 하단 4개가 미래 시장이다.
게임의 첫 단계가 바로 이 발전소를 구입하는 것이다. 각 플레이어는 경매 형태로 시장에 놓여있는 발전소들을 구입한다. 한 라운드에 한 개의 발전소만 구입할 수 있고, 개인이 보유할 수 있는 전체 발전소의 개수도 3개로 제한된다. 더 좋은 발전소를 구입했을때 기존 발전소는 제거되야 한다.
발전소가 판매되면 카드 무더기에서 다른 발전소가 보충된다. 보충되는 발전소는 점점 효율이 좋은 고가 발전소가 된다. 고가 발전소가 들어오면 미래시장에 있는 발전소 중 가장 가격이 낮은 것이 현재 시장으로 보충되어 구매가 가능하게 된다.
현재 석탄은 최저 2원, 석유는 3원이다.
다음은 자원구입. 발전을 위한 자원외에 발전소의 저장용량까지도 구입할 수 있다. 자원의 구입은 자기자신 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견제하는 요소로도 쓰인다. 말그대로 사재기를 통해 자원 시가를 높이는 셈이다. 따라서 자원 구입은 전 라운드에서 집을 제일 못지어 핸디캡이 있는 플레이어부터 시작한다.
도시 확대 모습. 각 스텝별로 구입가격이 10, 15, 20이다.
집을 지은만큼 스코어링 트랙에 표시한다.
다음은 집짓기. 역시 수량에는 제한이 없다. 하지만 가용 발전량이 모자라다면 집을 아무리 지어도 받을 수 있는 돈에는 한계가 있다. 집을 지은만큼 스코어링 트랙에 표시를 하는데 이를 토대로 다음 라운드의 순번이 정해진다.
집을 지은 후에는 발전한 만큼 보유자원을 소모하고 돈을 받는다. 말 그대로 전기세를 받는 것이다. 물론 받는 돈은 지은 집의 개수와 발전량 모두에 따라 비례한다. 집만 많이 지어도 안되며, 발전만 많이 해도 안된다. 물론 여기서 번 돈은 다음 라운드에서 발전소, 자원, 집의 구매에 사용된다.
매뉴얼 뒤에 있는 자원표. 왜 이건 다른 카드로 처리하지 않았을까?
발전이 끝나면 자원표에 근거해서 자원을 채워넣는다. 초기에는 석탄같은 하급 자원이 많이 채워져서 가격이 저렴해 지지만, 후반부에는 쓰레기, 우라늄같은 자원들도 점점 가격이 하락한다.
이것으로 한 라운드가 끝난다. 지난 라운드에서 집을 지은 갯수를 비교해서 이번 라운드의 순서를 결정한다. 집을 많이 지은 사람은 자원 구입이나 집짓기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게임의 발란스를 유지하면서 절대 독주가 없도록 유지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소는 점점 고급으로 보강된다.
집 건설로 지도도 점점 빽빽해지고...
자원들의 가격격차도 좁혀진다.
파란색 플레이어가 7번째 집을 건설했다. STEP 2 시작이다.
몇 라운드 반복 후 어떤 플레이어가 일곱번째 집을 지으면 그 시점부터 'STEP 2'가 시작된다. STEP 2 에서는 우선 매 라운드마다 보강되는 자원량에 차이가 있다. 그리고 한 개의 도시에 2채까지 집이 지어진다. 경로가 봉쇄되었던 플레이어들도 길을 뻗어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비록 건설 비용이 5만큼 늘어나지만.
'STEP 3'는 발전소 카드 갱신중 'STEP 3'라고 찍힌 카드가 등장할 때부터 시작된다. STEP 3 카드는 게임 시작과 함께 무더기의 맨 밑에 있던 카드고, 고가의 발전소가 그 카드 밑으로 계속 적충되어왔다.따라서 이 직후 나오는 발전소 카드들은 게임 내에서 제일 값비싸고 효율이 좋다.
이젠 한 도시에 세 채까지 들어선다.
자원시장은 이제 6개로 오픈된다.
STEP 3에서는 한 도시에 세 채까지 집이 지어진다. 한 도시에 지을 수 있는 집의 최대 갯수가 3채이므로 경로를 확보하지 못한 플레이어들에게는 이것이 마지막 기회다.
또 '현재 시장'과 '미래 시장'으로 나뉘어졌던 발전소 시장이 6개의 구매가능 시장으로 오픈된다. 이제는 게임 마지막을 위해 최고 효율 발전소들을 준비해야 한다. 물론 자원의 가격도 변동한다. STEP 3에서는 고효율 자원인 쓰레기가 늘어나고 석탄은 줄어들게 된다.
이런 진행으로 이어가다가, 특정 플레이어가 규정된 집만큼을 지으면 게임은 끝난다. (2인플일때는 21채, 5인플일때는 15채, 6인플일때는 14채, 그외에는 17채)
하지만 집을 제일 많이 지은 플레이어가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정확한 승리조건은 '최다의 집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다. 따라서 집이 많더라도, 그 집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가용 발전소와 필요한 자원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집을 먼저 지어놓고도 패배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집의 건설에서 뒤쳐진 플레이어들은 자원 독식등을 통해 선두를 견제할 수 있으므로 마지막까지 긴장해야 한다.
게임 후반부에는 이처럼 맵이 복잡해진다.
독특한 경제 개념을 도입하고 있는 게임이다. 생각해야할 요소가 많지만 외울 것이 많지는 않다. 발전소의 업데이트를 위해 필요한 경매, 자원의 경쟁으로 일어나는 견제등은 긴장감을 유발한다.
후면에 있는 독일맵
맵의 요소가 크게 작용하기도 한다. 도시와 도시간에 연결되는 수송관의 비용이 성패를 좌우하는데 이 비용이 도시별로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파워그리드에는 미국과 독일맵이 양쪽에 인쇄되어 있어서 나름대로의 재미를 준다. 하지만 자주하다 보면 이 맵들도 좀 질릴 소지가 있다. 현재 이태리와 프랑스 맵이 추가로 발매되어 있는데, 아마 곧 구입하게 될 듯.
대작의 느낌이 묻어나는 게임이다. 치밀한 계산과 혜안이 필요한... 그야말로 명불허전에 놓을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