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Jade의 일상, 대중문화, 그리고 보드게임 이야기

Today
Yesterday
Total
  • 머시니스트 (The Machinist / 2004)
    CULTURE/Movies 2006. 12. 11. 05:16



    감독 : 브래드 앤더슨
    출연 : 크리스천 베일, 제니퍼 제이슨 리, 마이클 아이언 사이드



    솔직히 이 영화를 볼 때 기분은 여느 영화와 달랐다. 영화 자체보다는 주연인 크리스천 베일의 모습을 '구경'하러가는... 일종의 서커스 관람같은 심리였다.

    사실 이 영화가 회자된 것도 영화 외적인 이야기 때문 아닌가. 영화를 위해 커피와 사과로만 연명하면서 30Kg 을 감량한 크리스천 베일. 스틸 샷에서도 뼈만 남은 앙상한 모습을 많이 본 지라 영화상에서는 어떠할지 궁금했다.


    아마 크리스천 베일에 대해 모르는 관객이라면 '어디서 저런 피골이 상접한 배우를 데려왔을까?'라고 생각할 듯. 영화 시작과 함께 나오는 그의 모습은 '놀랍다' 정도가 아니라 '끔찍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

    특히나 영화 후반부의 회상 장면에서는 정상적이었던 그의 모습까지 나와서 그 대비가 더욱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로 이 모습

    주인공은 트레버 레즈닉이라는 제목 그대로 '기계공'이다. 1년째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그는 점점 체중이 줄어서 뼈만 남은 상태. 늘 악몽같은 상태인 그에게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정체불명의 사나이가 등장하면서 그의 삶은 점점 피폐해진다. 결국 영화는 파국으로 치달아 가는데, 레즈닉은 이 모든 일의 근원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영화는 막판의 반전에 기대어 있다. 하지만 대단하게 쇼킹한 수준은 아니다. 반전 영화가 넘쳐나는 요즘을 생각한다면... 뭐 준수한 정도라고나 할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뼈만 남았다...

    사실상 영화의 일등공신은 역시 크리스천 베일이다. 금속성으로 날이 선듯한, 그러면서도 몽환스런 분위기가 푸짐하게 깔려있는 영화의 분위기 가운데서 베일은 앙상한 외모, 그리고 정말 졸려 죽겠는듯한 불면증 환자의 연기로 흐름을 이끌어 간다.

    내 주변 한 지인이 이 영화에서 베일의 체중 감량에 대해 말하길... '배우는 그게 직업이니까. 나도 배우라면 그렇게 할 수 있어'라고 한 적이 있는데... 영화를 보니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베일은 그냥 살을 뺀 것이 아니다. 마치 체중이 빠져나갈때 영혼의 일부마저 빠져나간 양 피폐해진 그 모습은... 그가 마치 바디 코티네이터를 둔 듯 체중 감량시에도 많은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외모에 그는 화룡정점처럼 그의 연기의 나래를 늘어 놓는다. 그 총괄의 합은 역시 영화의 불안한 분위기로 귀결된다.


    그 불안한 기운은 거의 신경증에 가깝다. 뭔가 잘못된 듯한, 어긋난 듯한 불안감이 계속 신경을 긁고... 영화를 보는 동안은 악몽같은 삶에 시달리는 레즈닉에게 동정을 보내고, 한편으로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야!'라는 궁금증으로 묘한 언짢음마저 생기기까지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휴... 졸려...

    한 마디로 분위기로 먹고사는 영화이다. 정갈하다 싶을 정도로 전형적인 반전때문에 영화의 뒷심이 흐려진 것은 상당히 아쉽다. 하지만 반전의 논리 자체가 허약하다기 보다는, 이전까지 이끌어온 분위기에 압도 당해 누적되어온 감성이 반전으로 해소되기에는 너무나 컸기 때문인 듯.

    베일의 상대역으로 나온 제니퍼 제이슨 리도 반갑다. 둘은 나체로 함께 밀어를 나누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제니퍼 제이슨 리가 크리스천 베일보다 열 두 살이나 연상이다. 영화상으로는 베일이 오히려 훨씬 위로 보이는데.

    뭐가 뭐든 크리스천 베일을 위한, 크리스천 베일에 의한 영화다. 두고 두고 곱씹어 볼만한 수준은 아닌 소품이지만, 배우 자신에게는 어마어마한 경험과 도약대가 되었을 듯. 결국 영화의 감상 조차 영화 외적인 것으로 놓여지게 되는 작품이다.




    PS : 이 영화 찍고 나서.... [배트맨 비긴즈] 촬영을 위해 반 년만에 바뀐 베일의 몸.

    사용자 삽입 이미지

    뭐...할 말이 없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