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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 사라코너 연대기 (Terminator : The Sarah Conner Chronicles) 파일럿 에피소드CULTURE/TV 2007. 11. 22. 04:50
출연 : 레나 하디, 토마스 덱커, 섬머 글로, 리차드 존스
터미네이터 2편과 3편 사이의 이야기를 다루는 티비 시리즈. 올해 파일럿이 제작되었고, 폭스사에서 2008년 방영을 시작하기로 결정되었다.
재미없다. 공전의 힛트를 기록한 명불허전의 작품을 티비 시리즈로 발전시킨다는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모든게 어색할 뿐이다.새러 코너에 제법 잘 어울리는 레나 하디
당연하지만 주요 배역들은 영화의 캐릭터들을, 아니 그 배우들을 고대로 따라하고 있다. [300]의 왕비였던 레나 하디는 린다 해밀턴을 따라하고, 토마스 덱커는 에드워드 펄롱이나 닉 스탈을 따라하고 있다. 사실 인간들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코너 모자. 코너에 몰린 상황.
레나 하디의 경우 굉장히 또릿한 인상이라 그냥 단순히 린다 해밀턴을 답습한 새러 코너가 아닌 뭔가 다른 그녀만의 뉘앙스를 만들어냈다는 생각마저도 들 정도다. 토마스 덱커의 존 코너는, 그 캐릭터 자체가 2편이나 3편을 지나면서 성장과정의 일로에 있는 상태라 약간은 다른 느낌이 들어도 그다지 이질감이 생기지는 않는 편이다. 그리고 뭐, 그냥 반항심 있고 편히 살고 싶은 젊은이 정도만 해줘도 존 코너가 되지 않겠는가.
문제는 터미네이터들.이젠 티비 시리즈에서도 넉살좋게 나오는 터미네이터의 골격. 세월 좋아졌다.
"제가 바로 주지사님을 이을 터미네이터라예"
당연히 T-101 모델로 나오는 배우는 우람한 덩치로 나와서 눈에 힘주고 부지런히 걸어다니며 총을 쏴대는... '아놀드 슈왈츠네거'의 흉내를 낸다. 아닌 말로 아놀드가 중년의 끝자락에 다다랐던 3편때의 터미네이터보다도 더 힘차고 눈동자도 또릿또릿해 뵌다.
그럼에도 뭔가 부족하다. 힘차게 움직이지만 뭔가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아놀드 슈왈츠네거가 아니어서일까? 그건 아닌듯. 오히려 더 터미네이터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아귀가 안맞물리는 요상한 상황을 만들어버린 듯 하다.이런데도 내가 터미네이터가 아니야??
그렇다면 가디언 터미네이터는 어떤가...아름다운 한쌍이 될 법했으나....
총을 맞고도 일어난 그녀의 한 마디 "Come with me, if you want to live"
[버피]를 만들었던 조스 웨던의 시리즈인 [세레니티]에서 온갖 기기묘묘한 무술을 선보였던 탓에 터미네이터 역으로 발탁되었다고 하는 여배우 섬머 글로. 그러나 캐스팅 팀은 뭔가를 잊고 있는듯. 터미네이터는 무슬을 잘하는 로봇이 아니란 말이다. 둔중하고 느리다 해도 터미네이터의 묘는 가공할 수준의 힘이다. 발차기를 날렵하게 하는 캐릭터는 터미네이터에 안맞지 않겠는가.귀엽고 가녀린 외모의 글로가 터미네이터가 되어 육탄전을 벌이는 장면은 분명 독특하긴 하나 사실 체형의 대비에도 불구하고 곁가지를 트는 육탄전을 벌이는 두 캐릭터의 모습은 이미 영화판 2편과 3편에서 충분히 보았다. 기시감만 넘치는 전투 장면. 물론 파일럿 에피소드에서 향수를 돋구기 위해 넣은 장면이라면 그도 이해할만 하지만, 만약 앞으로도 이렇게 나간다면 좀 곤란하지 않을까.벽을 뚫고 치고 박고... 이미 다 본 것들.
'나도 로봇 이야기 따위는 믿고 싶지 않사오만...' (그래도 배역이 이런걸)
'도망자' 구도를 만들기 위해 투입된 캐릭터인 제임스 엘리슨. 새러 코너 모자를 추격하면서 말도 안되는 미래의 묵시록을 점점 받아 들이게 되는 캐릭터일것 같은데... 변주를 위해서 필요한 배역일듯 하지만 얼마나 제몫을 할지는 미지수다.
새러 코너 모자가 무작정 도망다니는 구도에서 뭔가 목표점을 정하기 위해 도입하는 설정은 그야말로 지나치게 파격적이다.이젠 '터미네이터' 이야기가 아닌 '타임머신' 이야기로..
바로 미래의 핵전쟁을 유발한 스카이넷을 찾기 위해 미래로 가는 것. 이때문에 도입되는 설정은...
미래에서 온 착한 터미네이터는 스카이넷이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는 모르고,
언제 어디서 만들어졌는지만 알고 있다.
그러나 미래의 존 코너가 기술자를 과거로 보내 타임머신을 만들었고,
그 타임머신은 어느 은행 비밀 금고에 놓여져 있었다.
고로 코너 모자와 터미네이터는 스카이넷이 만들어지는 시간으로 향하는데,
그 시간이 바로 2007년이었다....
...는 무리수 가득한 설정들.지금은 2007년이랍니다. 좀 더 풍성한 설정들을 갖다 쓸 수 있겠군요! (그런데 2007년의 성인이 된 존 코너는 어딨을까..)
흥미로운 도입으로 가득해야할 파일럿 에피소드가 이토록 위태위태하고 과격한 설정들만 갖다 놓으니 아닌말로 '이토록 막장이니 그나마 앞으로는 더욱 나아지겠구려'라고 일말의 안심마저 든다.
하지만 현재 스코어로는 기대를 접었다. 파일럿으로도 눈길을 확 잡아끄는 미드가 한 두개가 아닌데, 어찌 이런 조잡한 파일럿에 관심이 가겠는가. 아무리 '터미네이터'라고 해도 말이다.
일단.. 내년에 나오는 에피소드 몇개는 봐주기로 하자. (ㅋㅋ 무지 선심쓰는 양..)'CULTURE > TV'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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