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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최고의 데이트 (Win a Date with Tad Hamilton / 2004)CULTURE/Movies 2007. 7. 9. 03:47
주연 : 케이트 보스워스, 조쉬 더하멜, 토퍼 그레이스
감독 : 로버트 루케틱
평범한 사람과 수퍼스타의 연애담하면 떠올려지는 영화는 당연히 줄리아 로버츠와 휴 그랜트의 [노팅힐]. 그리고 이 영화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만들어진 우리나라 영화 [내 남자의 로맨스]가 있다.2003년에 만들어진 [내 남자의 로맨스]는 [노팅힐]의 설정에서 주인공을 사랑에 빠지는 남자가 아닌, 그 남자의 여친으로 바꾸면서 삼각관계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변주를 줬다. 분명 [노팅힐]에 비해 색다른 변화이긴 했지만 영화는 그저 그랬다. 아이디어는 좋았는데 어찌 풀어내야할지 감독이 갈팡질팡한듯. 너무나 열정적으로 연기를 하는 바람에 짜증이 나는 수준이었던 주연 김정은에 비해 남자 주인공인 김상경이나 스타역을 했던 오승현이 너무 밋밋하기도 했고.
재미있게도 2004년에 [내 남자의 로맨스]설정에서 성전환을 한 작품이 나왔으니 [Win a Date with Tad Hamilton] 국내 제목으로는 [내 생애 최고의 데이트]이다.
섹시, 터프, 훈남의 모든 이미지를 갖추고 헐리우드의 기린아로 떠오르고 있는 남자배우 태드 해밀턴. 그러나 실상 그는 온갖 스캔들을 뿌리며 사는 배우이기도 하다. 해밀턴의 에이전시는 그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 한 명의 팬과 함께 일일 데이트를 하는 이벤트를 벌인다.영화속의 완소 훈남 태드 해밀턴.
"그이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교회에 있을거야", "헉..."
작은 시골마을의 소녀인 로잘린. 그녀는 태드 해밀턴과의 데이트 이벤트에 응모에서 당첨된다. 해밀턴의 광팬인 그녀는 설레는 맘이 되고 그녀를 짝사랑하는 소꿉친구 피트는 속앓이를 한다.그 시간에 음주운전, 흡연, 과속, 곁눈질을 한꺼번에 하고 있는 태드.
젠틀하게 태드 해밀턴과의 하루 데이트를 끝내고 기분 좋은 마음으로 고향에 돌아온 로잘린. 피트는 이참에 로잘린에게 사랑 고백을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러나 그 때, 로잘린의 순수한 마음에 반한 태드 해밀턴이 그녀를 만나러 버지니아 시골마을에 나타난다.
이 영화가 [내 남자의 로맨스]에 비해 좋았던 점은 주연 세 명의 캐릭터가 살아 있다는 점이다. 김정은 만큼의 오버액팅은 없었지만, 김상경이나 오승현만큼 맹탕한 캐릭터도 없었다.
이렇게 사이좋은 소꿉친구.
특히나 이럴때 스테레오 타입식의 구성을 생각한다면 잘난 배우인 태드 해밀턴을 얄팍하게 그리는 것이 당연할텐데 (그리고 초반에는 실제로 그렇게 나오기도 하고 말이다) 의외로 영화는 태드 해밀턴이라는 캐릭터의 성장을 보여주기도 한다.너무나 떨리는 스타와의 데이트.
역시 재밌는 것은 오매불망 짝사랑이 영화배우와 사랑에 빠진 것을 마음 아프게 바라보는 피트. 착하고 재치있고 따뜻하긴 하지만 소위 말하는 '내세울만한 조건'은 마땅치 않다. 적어도 영화 배우인 태드 해밀턴에 비해서는. 영화는 시골 출신인 피트와 곱상한 영화 배우인 태드 사이의 소젖짜기와 장작패기 대결로 이 대비의 극한을 보여준다. (물론 여기서 태드 해밀턴은 소젖 짜기와 장작 패기를 피트보다 훨씬 잘 해낸다.)
장작 패기 대결.
그렇다고 피트가 야물딱스럽게 방해공작을 펼칠 정도로 악한 사람 또한 아니다.
"태드 해밀턴은 영화 배우야. 그가 연기를 하고 있는게 아니라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어?"
이 대사 정도가 피트가 가한 가장 큰 공격이랄까...
피트가 갖고 있는 것은 그 자신이 로잘린에 대한 진실한 감정을 오래 품어왔고 그 가운데 누구보다도 그녀를 잘 알고 있다는 것. 그는 여기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지만, 지나치게 오래동안 머뭇거린 탓에 세계적인 영화배우 앞에서 작아져만 간다. 말그대로 주저함의 댓가를 치루는 셈.
키스전. (긁적긁적) "으음.. 사실은 너한테 할 말 까먹은거 아녔어.."
많은 멜로물의 여린 주인공이 그렇듯이 피트 역시 '그녀가 행복한 것이 최고'라는 마음을 굳혀가기로 하고.... 그러던 중 거의 우발적으로 로잘린은 피트의 진심을 알아낸다. (피트와 로잘린의 키스 장면. 피트가 막판에 로잘린 마음 어지럽히려고 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결과는....키스 후. 그야말로 "너..." 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
영화 종반. 당연히 갈등 시작
코메디 물로서 아주 기발한 장면들을 보여주진 않는다. 말그대로 필부필부의 백일몽이 실현되는 과정에 대한 재미있는 농담들이 오가는 정도. 감독의 개성이 그다지 느껴지는 편도 아니다. 실질적인 대부분의 배경이 시골 마을인 탓에 [노팅힐]에 비해서 쇼비즈니스의 모습이 그렇게 생동감 있게 그려지는 편도 아니고. 오히려 수퍼스타가 시골마을에서 구식 데이트를 즐긴다는 아이러니에 더 재미의 초점을 맞춘듯.날 좀 봐줘, 태드 해밀턴! 이런 유머는 약한 편이다.
하지만 그럭저럭 재밌다. 그 재미의 상당한 부분은 주연 세 명의 수훈일듯. 태드 해밀턴 역을 맡은 조쉬 더하멜, 로잘린 역을 맡은 케이트 보스워스, 피트 역을 맡은 토퍼 그레이스... 셋 다 모두 잘했다. 특히나 토퍼 그레이스는 그 처량하고 유약한 인상에 딱 걸맞는 연기를 했다.부부 CCM 듀엣인 윌셔의 노래 "Special"이 영화 전반부에 흘러 나와서 반갑기도 했다. 감독인 로버트 루케틱의 전작인 [금발이 너무해]에서도 CCM 팀인 수퍼칙의 노래가 나오기도 했는데... 혹시 감독이 CCM 매니아?
이 영화가 다시금 생각나는 이유는 단 하나. 주연 배우 세 명이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서 메가톤급 블럭버스터 세편에 각각 주역으로 등장했기 때문에.케이트 보스워스는 [수퍼맨 리턴즈]에서 수퍼맨 아들의 엄마가 되었고...토퍼 그레이스는 [스파이더맨 3]에서 무시무시한 괴물이 되어 스파이더맨과 맞장을 떴으며...조쉬 더하멜은 [트랜스포머]에서 미육군 대위가 되어 변신 로봇들의 전쟁에 뛰어 들었다.
심심할때 DVD로 대여해서 볼만한 영화.
특히 DVD 서플먼트에 있는 삭제 장면 중에는 패리스 힐튼의 출연 장면도 있는데... 삭제한 이유가 별로 어렵지 않게 납득이 간다.'CULTURE > Mov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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